프랑스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다. 그녀의 아버지는 폴란드 왕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귀족 출신이고, 어머니는 파리 센 강변의 새 장수 딸로 가난한 서민 출신이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읜 상드는 프랑스 중부 시골마을 노앙에 있던 할머니의 정원에서 루소를 좋아하는 고독한 소녀 시절을 보냈다. 18세 때 뒤드방 남작과 결혼했으나 순탄치 못한 생활 끝에 이혼하고, 두 아이와 함께 파리에서 문필 생활을 시작하여 <피가로(Le Figaro)>지에 짧은 글들을 기고하며 남장 여인으로 자유분방한 생활을 했다. 이때 여러 문인, 예술가들과 친교를 맺었는데, 특히 여섯 살 연하였던 시인 뮈세, 음악가 쇼팽과의 모성애적인 연애 사건은 당시에 상당한 스캔들을 일으켰다. 또한 화가 들라크루아, 소설가 플로베르와의 우정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상드는 이처럼 72년의 생애 동안 우정과 사랑을 나눈 사람들이 2,000명이 넘는 신비와 전설의 여인이자 ‘정열의 화신’이었고, 프랑스 낭만주의 시대의 ‘사랑의 여신’이었다.
상드는 여성에 대한 사회 인습에 저항하여 여성의 자유로운 정열의 권리와 남녀평등을 주장한 처녀작 ≪앵디아나≫(1832)를 발표하여 대성공을 거두었고, 같은 계열 작품인 ≪발랑틴≫(1832), 90여 편의 소설 가운데 대표작인 자전적 애정소설 ≪렐리아≫(1833)와 ≪자크≫(1834), ≪앙드레≫(1835), ≪한 여행자의 편지≫(1834∼1836), ≪시몽≫(1836), ≪모프라≫(1837), ≪위스코크≫(1838)등 연이어 발표한 소설로도 큰 호평을 받았다.
이후에 장 레이노, 미셀 드 부르주, 라므네, 피에르 르루 등과 교제하면서, 그들의 영향으로 인도주의적이며 사회주의적인 소설을 썼다. 이 계열의 작품으로는 ≪프랑스 여행의 동료≫(1841), ≪오라스≫(1841∼1842), ≪앙지보의 방앗간 주인≫(1845), ≪앙투안 씨의 죄≫(1845), 그리고 대표작이자 대하소설 ≪콩쉬엘로≫(1842∼1843), ≪뤼돌스타드 백작 부인≫(1843∼1844), ≪스피리디옹≫(1838∼1839), ≪칠현금≫(1839), ≪테베리노≫(1845) 등이 있다.
또한 상드는 1844년의 ≪잔≫을 필두로 해서 소박하고 아름다운 일련의 전원 소설들을 발표했는데, 이 계열의 작품으로는 ≪마의 늪≫(1846), ≪소녀 파데트≫(1848∼1849), ≪사생아 프랑수아≫(1849), ≪피리 부는 사람들≫(1853) 등이 있다.
노년에는 방대한 자서전인 ≪내 생애의 이야기≫(1847∼1855)를 집필하였고, 초기의 연애 모험소설로 돌아가서 ≪부아도레의 미남자들≫(1857∼1858)과 ≪빌메르 후작≫(1860), ≪검은 도시≫(1861), ≪타마리스≫(1862), ≪캥티니양≫(1863), ≪마지막 사랑≫(1866), ≪나농≫(1872), 손녀들을 위한 동화 ≪할머니 이야기≫(1873∼1876) 등을 발표했다. 그리고 25편의 희곡을 포함하여, 평론과 수필, 일기, 비망록, 기행문, 서문, 기사 등 180여 편에 달하는 수많은 글을 남겼다.
특히 그녀의 편지들은 조르주 뤼뱅에 의해 파리의 클라시크 가르니에 출판사에서 총 26권으로 편집되었는데, 이 방대한 규모의 기념비적인 서간집은 세계문학사에서 서간 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고 있다.
그동안 왕복 서간집으로는 ≪상드와 플로베르≫(1904), ≪상드와 뮈세≫(1904), ≪상드와 아그리콜 페르디기에≫, ≪상드와 피에르 르루≫, ≪상드와 생트뵈브≫, ≪상드와 마리 도르발≫, ≪상드와 폴린 비아르도≫등이 간행되었다.
해설
절판 복간 편역
문학의 유형 중에서 일반적으로 중요한 장르는 시, 소설, 희곡 그리고 평론이다. 그러나 작가의 생애나 작품을 이해하고 연구하기 위한 문학 유형은 자서전이나 일기와 편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상드의 생애와 작품 연구에서는 편지가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이 책은 왕복서한이 아닌, 상드가 다른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만을 수록하고 있다. 분량이 워낙 방대하여, 상드는 세계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서한문학가가 되었다. 서간집엔 상드가 여덟 살부터 세상을 뜬 일흔 두 살까지 쓴 편지가 들어 있는데, 상드의 편지는 모두 1만 8000통에 달하며 분실된 것도 많다. 따라서 상드의 편지를 전부 합하면 4만 통 내지 5만 통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상드의 편지는 분량에서 루소, 볼테르, 괴테를 능가하며, 생트뵈브와 위고의 편지보다도 많다. 루소나 볼테르의 서간집은 왕복서간집인데, 루소의 서간집은 영국에서 나왔고, 볼테르의 서간집은 스위스에서 영어 주석이 붙어서 발행되었다. 상드의 서간집은 파리 클라식 가르니에 출판사에서 편집되어 출간되었으며, 이외에도 여러 종류의 왕복서간집이 출간되었다. 또 다른 정평 난 서간집으로는 뮈세, 플로베르, 아그리콜 페르디기에, 마리 도르발, 폴린 비아르도 등의 서간집이 있다.
상드의 서간집은 모두 26권에 이르며, 각 권은 800쪽에서 1200쪽에 이르는 일반 사전 분량이다. 제1권에서 제24권까지는 연대순으로 수록되어 있는데, 출간 과정에서 빠졌거나 다시 발견된 편지들을 보완하여 편집된 것이 제25권과 제26권이다. 상드 서간집이 처음 출간된 때는 1864년이며, 본격적인 상드 서간집은 1964년에 제1권이 나왔다. 제24권까지 완결되어 출간된 건 1990년이며, 이해에 프랑스 TV A2는 ‘아포스트르프’ 마지막 회에서 조르주 뤼뱅과 상드 서간집 특집을 내보냈다. 그리고 이듬해 1991년엔 제25권, 1995년엔 제26권이 보완되어 출간되었다. 이러한 기념비적인 작업은 상드 연구가 조르주 뤼뱅(Georges Lubin)의 손에서 이루어졌다. 그는 상드 연구에 40년 넘는 생애를 바쳤다.
상드 서간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2000명이 넘는다. 어린 시절 친구부터 가족들, 당대의 위대한 문학예술가, 음악가, 화가, 정치가, 학자들, 그리고 별로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망라한다. 그들은 국내뿐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들이 속한 사람들로, 쇼팽과 리스트, 마르크스, 바쿠닌, 마치니, 하이네도 포함되어 있다. 그들 중에서 상드에게 편지를 보낸 이들도 있으나, 현재까지 톨스토이, 에밀 졸라, 베를리오즈, 안데르센, 앙리 베르그송 등의 편지는 한 통도 발견되지 않았다.
상드 서간집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었을 수많은 편지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분실되거나 사라졌다. 상드는 쇼팽과 망소와 주고받은 서한들을 직접 태워버렸으며, 상드가 스테판에게 보낸 123통의 편지는 훗날 그의 후손들이 너무나도 은밀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없애버렸다고 한다. 그 밖에 상드가 바주앵 자매들에게 보낸 60여 통을 포함하여, 메리메와 라투쉬, 상도, 레이노, 알라르, 로에티에 드 플레시, 플레리 가족, 뒤테유 가족 , 보리 등에게 보낸 편지들이 분실되었다.
상드 서간집은 각 권마다 50명 내지 60명의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며, 상드는 하루에 제각각 다른 사람들에게 20여 통의 편지를 보낸 적도 있었다. 쇼팽에게 보낸 몇 통의 편지 중에서 첫 번째와 마지막 편지가 남아 있는데, 첫 연서가 가장 짧은 내용인데 반해서 결혼하고 남편과 헤어져 있을 때 사귄 오렐리앙 드 세즈란 연인에 대한 ‘고백편지’(불어판 제1권, 104번 편지)는 200자 원고지 190여 장이 되며 21세 때 하룻밤에 단숨에 쓴 것이다. 같은 양의 또 다른 편지(불어판 제8권, 3699번 편지)는 43세 때 8일간 써서 남자친구 아라고에게 보낸 것이며, 자기 집에서 공연한 연극 장면 이야기, 딸과 사위와 쇼팽에 관한 내용을 담은 이 편지는 우리에게 소설을 읽는 듯한 즐거움을 준다.
상드 서간집의 특징은 첫째 방대함과 다양성과 복잡성이며, 둘째는 솔직함과 진실성이고, 셋째는 지속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상드 서간집의 독자들이 가장 흥미를 느끼는 것은 지속성이다.
상드는 한 번 만나서 편지 한 통을 보낸 뒤에 헤어진 사람도 있지만, 일생동안 편지를 교환한 사람도 많다. 프랑수아 뷜로는 오랫동안 상드와 편지를 교환하다가 서로 사상이 맞지 않아 결별하여, 18년 후 다시 만나서 편지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상드와 편지를 주고받던 한 친구는 어떤 사상 사건으로 투옥되었는데, 상드는 감옥으로 그에게 계속 편지를 보냈다. 혁명으로 인해 국외로 추방된 친구에겐 계속 편지를 보내서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그리고 어떤 남자친구에겐 편지를 쓰기 시작해서 그의 아내에게도 보냈고, 이후로는 그의 자식을 거쳐서 손자에게까지 편지를 계속 보냈다. 어린 시절 소꿉동무였던 위르쉴 조스에겐 50년 넘게 편지를 보내서 우정을 이어 나갔다.
이 책에 들어 있는 편지는 모두 26권에 이르는 상드 서간집의 1만 8000통 가운데 55편을 번역한 것이다.
작품 중에서
Adieu mon ami, que vous guérissiez vite de tous maux, et je l'espère maintenant (j'ai mes raisons pour cela) et je remercierai Dieu de ce bizarre dénouement à neuf années d'amitié exclusive, ― Donnez-moi quelquefois de vos nouvelles, Il est inutile de jamais revenir sur le reste.
그럼 안녕히 계세요. 당신이 모든 병으로부터 조속히 치유되기를 빌어요. 그게 지금의 내 바람이에요.(그러는 게 마땅하고요.) 그리고 9년간의 독점적인 사랑(우정)을 이렇듯 기이하게 결말지어준 것에 대해 신께 감사드려요. 가끔씩 소식 전해주세요. 나머지 일을 재론한다는 것은 무용한 일이에요.
옮긴이
이재희는 경남 김해에서 태어났다. 한국외대 불어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프랑스 그르노블 대학에서 조르주 상드 연구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랑스와 유럽의 상드 문학 현장을 여러 차례 답사했고, 노앙에서 개최된 상드와 쇼팽 애호가 모임이나 상드 국제회의에 여러 번 참가했다. 뉴욕 상드 협회 <상드 연구>지 국제 편집인이었고, 프랑스 에시롤, 노앙 상드협회 회원이었다. 현재 파리의 상드협회 회원이며, 외대 불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자서전 연구서 ≪조르주 상드, 문학 상상력과 정원≫, 주제 연구서 ≪상드 연구 1, 2, 3≫이 있고, 상드 번역서로는 ≪상드 서간집 1, 2≫, 자전적 애정소설 ≪렐리아≫, 전원소설 ≪마의 늪≫, ≪소녀 파데트≫, ≪사생아 프랑수아≫ 등과 동화 ≪할머니 이야기≫가 있으며, 그 밖에 ≪쇼팽과 상드≫, ≪상드 전기≫, ≪상드 문학 앨범≫ 등이 있다.
편집자 리뷰
72년의 생애 동안 2천명이 넘는 사람들과 우정 혹은 사랑을 나눈 ‘정열의 화신’이자, 프랑스 낭만주의 시대의 ‘사랑의 여신’조르주 상드가 8세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쓴 총 1만 8천여통의 편지들 가운데 53편을 발췌해서 실었다. 독자들은 편지들 속에 녹아들어 있는 상드의 솔직하고 진실어린 마음의 따스함에 매혹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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