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 말로의 첫 번째 소설이다.<<왕도로 가는 길>>(1930), <<인간의 조건>>(1933)과 함께 이른바 말로의 ‘동양 3부작’을 이룬다. 영국 제국주의의 경제적 지배를 타도하기 위해 1925년부터 중국 국민당의 광둥 정부가 주도한 광둥 혁명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르포르타주 형식의 소설이다.
모험가, 코뮤니스트, 레지스탕스, 몽상가, 소설가, 장관 등을 두루 경험한 앙드레 말로는 20세기 프랑스사의 걸출한 인물이다. <<정복자>>에서는 그의 변화무쌍하고 독특하면서 독보적인 시각이 드러난다. 1928년에 출간된 이 책은 당대 비평가들에게 여행기, 보고서, 소설, 역사 기록이기도 하였다. 이 책은 ‘접근’, ‘권력’, ‘인간’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이는 중국혁명 당시 인민해방을 위한 용병이었던 가린(Gaarine)과 보로딘(Borodine)의 생을 회상하고 있다. 말로는 공포, 음모, 열정을 자유에 대한 노력과 강한 문체로 조화시켰다. 망설임과 동정이 없는 혁명에 대한 고뇌 속에서 이 두 남자는 새로운 정복자이다. 20세기 프랑스 문학의 고전이다
|| 책 속으로
난 평생 자유를 좇았는데! 도대체 여기서 누가 인터내셔널, 민중, 나 그리고 타인에게서 자유롭단 말인가?
|| 누가 썼을까?
앙드레 말로(André Malraux)
1901년 11월 3일 파리에서 출생했다. 19세 때 초현실주의적 작품 <<종이달(Lunes en papier, 1922>>로 문단에 데뷔하였다. 1933년 그의 대표작이랄 수 있는 <<인간의 조건>>을 발표하고 공쿠르상을 수상했다. 1936년 스페인 내전이 발발하자 국제비행대를 조직하여 스페인 공화군에 지원하였다. 장비 조달과 지원금 모금을 위해 미국, 캐나다 순회강연을 했다. 스페인 내전의 전투 경험을 바탕으로 <<희망>>을 발표하여 스페인의 파시즘을 고발 하기도 했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중에는 프랑스 레지스탕스 운동에도 가담했다. 알자스 전선에서 샤를 드골 장군을 만난 뒤로 1945년부터는 정치에 참여 드골정 권 밑에서 임시공보장관, 문화장관 등을 역임하며 혁신적이고 강력한 문화행정을 펼쳤다. 1976년 파리 교외 크레테유의 앙리-몽도르 병원에서 사망하였고 20주기에 팡테옹으로 유해가 이장되었다. 그의 작품 속에는 행동이 직접적으로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것이 프랑스의 ‘행동의 문학’에 큰 영향을 미쳤다. 대표작으로는 <<인간의 조건>> <<정복자>> <<왕도로 가는 길>> <<희망>> 등이 있다. 해박한 지성으로 문단과 사상계에 끼친 공적이 적지 않다.
|| 누가 옮겼을까?
서명숙은 부산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불어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André Malraux의 ‘Écriture’에 관한 硏究> 외에 말로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 추천사
이 소설은 주목할 만한 모더니즘 작품이다. 무성영화에서 가져온 듯한 이미지와 전보에서 인용한 듯한 문장을 가지고 놀랄 만한 속도로 움직인다, -Kurkus
소설가, 수필가, 좌파와 드골파, 레지스탕스 영웅과 예술비평가와 같이 여러 방면의 재주꾼이 되고 싶어 했던 말로에게 <정복자>는 의미 있는 시작이었다. -Choice
모험가, 코뮤니스트, 레지스탕스 전사, 몽상가, 소설가, 장관 등을 두루 경험한 앙드레 말로는 20새기 프랑스사의 걸출한 인물이다. 그는 <정복자>를 통해 변화무쌍하고 독특하면서 독보적인 시각을 드러낸다. 1928년에 출간된 이 책은 당대 비평가들에게 여행기, 보고서, 소설, 역사 기록이기도 하였다. ‘접근’, ‘권력’, ‘인간’ 세 부분으로 나뉘는 이 책은, 중국현명 당시 인민해방을 위한 용병이었던 가린(Garine)과 보로딘(Borodine)의 생을 회상하고 있다.말로는 공포, 음로, 열정을 자유에 대한 노력과 강한 문체로 조화시켰다. 말성임과 동정이 없는 혁명에 대한 고뇌 속에서 이 두 남자는 새로운 정복자이다. 20세기 프랑스 문학의 고전이다. -Florent Mazzole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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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호 도서명(원어명) / 저자명 / 국가 / 편역자 / 분야(국내 초역 ★, 절판 복간 ☆, 완역 ○)
빌헬름 딜타이는 1833년 11월 19일 목사의 아들로 비스바덴 주의 소도시 비브리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신학을 택했으나 칸트, 레싱, 게르비누스의 철학과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대학에서는 교회사, 원시 기독교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며 그의 스승인 트렌델렌부르크에게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뵈크에게서는 문헌학을 수강했다. 신학 분야 국가 시험을 수석으로 졸업했으나 지속적 학문과 생활의 안정을 위하여 김나지움 교사로 진로를 바꾸게 되었다. 1859년 슐라이어마허 재단의 현상 논문에 선정되면서 교사직을 사임하고 본격적으로 해석학과 철학 연구에 몰두하게 된다. 그 후 해석학, 철학, 윤리학에 관한 지속적 연구 결과 1864년 <슐라이어마허의 윤리학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1865년 <도덕의식의 분석 시도>라는 연구로 교수 자격을 얻었다.
대학 교수로서 첫발을 내디딘 것은 1866년 스위스 바젤 대학교에서였다. 이후 킬 대학교과 브레슬라우 대학교를 거쳐 1882년 헤르만 로체(Lotze)의 후임으로 베를린 대학교에서 교수직을 수행했다. 1883년 ≪정신과학 입문≫을 출간하면서 정신적으로 가장 생산적인 순간을 맞게 된 딜타이는 브레슬라우 시절부터 교제해 오던 요르크 백작(Grafen Yorck)과의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하게 되었다. 새로운 학문으로서 정신과학을 기획함으로써, 딜타이는 역사이성 비판의 학문으로서 철학을 혁신하고자 했다. 나아가 역사적 세계에 대한 학문들의 이론, 사회적 체계와 그것의 연구에 대한 이론을 총체적으로 정립하고자 했다. 칸트, 헤겔, 슐라이어마허를 넘어 딜타이는 진정한 계몽이 역사적 이성으로 완성된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딜타이가 가장 강조했던 부분은 바로 삶은 그 자체로부터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삶은 하나의 이해의 대상으로 주어져 있고, 지각 가능하며, 이해될 수 있고, 규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삶에 관한 학문으로서 정신과학은 따라서 삶의 자기 이해를 확장하고, 심화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해와 이해를 토대로 성립된 학문의 원천은 바로 내적 경험이다. 그 경험이란 내 자신의 고유한 삶의 연관에서 나오며, 언어와 전승을 매개로 역사적으로 형성된 그런 경험을 의미한다. 이런 전제 하에서 딜타이는 인간의 삶이 전통 철학에서 말하는 이성(Vernunft)에 의해서만 활성화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감성, 기분, 정서와 같은 요소들이 오히려 ‘원하고, 느끼는’ 인간존재의 본질 규명에 더 부합한다는 것이다. 딜타이의 창작 활동이 이성적 학문인 철학에 국한되지 않고, 예술, 시학, 음악에까지 두루 미치고 있는 점은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적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딜타이의 정신과학이 왜 ‘삶의 철학’으로 명명되는지를 알 수 있다.
베를린 대학교에 정착한 후 딜타이의 삶에서 학자로서의 학문적 강의와 저술 이외에 그다지 특이한 점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1887년 베를린 학술원 회원으로 임명된 후 칸트 전집의 출간에 공헌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후 딜타이의 대표적인 저술로는 ≪체험과 문학≫(1906), ≪철학의 본질≫(1907), ≪정신과학에서 정신세계의 구축≫(1910) 등을 꼽을 수 있다. 딜타이는 1911년 10월 1일 루르 강 인근 남 티롤 지방의 소도시 자이스에서 사망했다.
해설
국내 최초 소개
∙ 이 책의 제1부는 빌헬름 딜타이(Wilhelm Dilthey)의 ≪전집(Gesammelte Schriften)≫ 제Ⅵ권 ≪정신적 세계. 삶의 철학 입문(Die Geistige Welt. Einleitung in die Philosophie des Lebens)≫ 제2부 <시학, 정치학, 교육학 논문집(Abhandlun gen zur Poetik, Politik und Pädagogik)>(Stuttgart: B. G. Teubner; Goettingen: Vandenoeck & Ruprecht, 1958; 1962) 중 <보편타당한 교육학의 가능성에 관하여(Über die Möglichkeit einer allgemeingültigen pädagogischen Wissen schaft)>(1888), 제2부와 제3부는 그루토프(Groothoff)와 헤르만(Herrmann)이 간행한 딜타이의 ≪교육학 선집(Schriften zur Pädagogik)≫(Paderborn: Schöningh, 1971) 중 108∼133쪽을 번역한 것이며, 제4부는 그의 ≪전집(Gesammelte Schriften)≫제Ⅲ권 ≪독일 정신의 역사에 관한 연구(Studien zur Geschichte des deutschen Geistes)≫의 두 번째 연구인<프리드리히 대제와 독일 계몽주의(Friedrich der Grosse und die deutsche Aufklärung)>(Stuttgart: B. G. Teubner, 1959; 1962) 중 일부에 해당되는 158∼175쪽을 번역한 것입니다.
이 책은 딜타이 ≪전집(Gesammelte Schriften)≫ 중에서 교육학 관련 부분을 발췌·번역한 것이다. 철학, 역사학, 문학 등 인문학의 모든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던 딜타이의 경우 교육학을 따로 분리해서 고찰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이 책에서 교육학을 주제로 설정한 것은 표면적으로 교육 혹은 교육학과 관련된 딜타이의 글을 한데 묶은 것에 불과하다. 그의 교육과 교육학을 좀 더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배경이 되는 정신과학과 심리학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딜타이에 의하면 정신과학은 역사 및 사회적 실재를 대상으로 하는 모든 학문으로 규정된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정신과학은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아우르는 복합적 학문 개념으로 볼 수 있다. 그 당시 딜타이는 자연과학으로부터 정신과학을 구분하기 위하여 이 개념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인과율이 지배하는 자연의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과 다른 방식으로 인간의 세계를 파악하고자 했다. 인류가 존재하는 정신의 세계에는 도처에 가치들, 삶의 목적, 행위의 목표들이 자리하고 있으므로 자연과학과는 다른 학문이 절실하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자연의 세계에서는 기계적인, 공허한 반복의 성격을 갖는 자연 흐름의 객관적 필연성이 존재한다. 자연과학의 과제는 자연 변화 속에 내재하는 규칙성과 자연현상의 인과적 법칙을 밝히고 입증하는 것이다. 딜타이에 의하면 외적 자연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자연과학과는 달리 인간의 삶 속에서 역사적으로 발전하는 정신적 사실들이 정신과학의 대상이 된다. 즉 정신과학은 인간, 역사 및 사회 전반에 관한 학문인 것이다. 인간의 정신을 다루는 이러한 학문의 범주는 인간의 삶과 관련된 모든 영역을 포괄하게 된다. 역사, 국민경제, 법학, 국가학, 종교학, 문학이나 시 연구, 미술과 음악, 철학적 세계관의 연구들은 물론 심리학도 정신과학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교육학에 관해서 딜타이는 직접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인간의 삶을 대상으로 하며, 그 당시 응용심리학의 하나로 교육학을 보려던 경향성에 비추어보면 교육학 또한 이 범주에 포함시켜서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처럼 정신과학에서는 인간이 삶의 통일체로서 그 기초를 이룬다. 인간이 삶의 통일체로서 존재한다는 것은 인간이 두 가지 관점에서 파악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한편 인간을 정신적 사실들의 총화로, 다른 한편 육체적인 사실들의 종합으로 볼 수 있다. 인간은 하나의 정신적이고 육체적인 존재로서 두 가지 사실들의 생동적인 관계를 포함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인간의 두 가지 존재 방식을 결코 동시에 파악할 수 없다. 따라서 정신적 사실들은 육체적인 사실들과의 구분 속에 파악될 필연성이 생긴다.(중략)
(중략)우리 독자들에게 딜타이는 교육학자로서보다는 철학자, 역사학자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독일 교육학을 접해본 사람은 딜타이가 교육학의 발전에 얼마나 커다란 공헌을 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18세기 헤르바르트와 슐라이어마허에 의해 교육학이 하나의 학문으로 정립될 수 있었지만 경험과 사변, 연역과 귀납의 조화를 보다 정교화할 수 있었던 것은 딜타이의 공으로 돌릴 수 있다. 딜타이 생존 당시 그의 교육학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딜타이 사후 그의 전집이 발간되면서 1920년과 1930년대 놀(Nohl, 1879∼1960), 리트(Litt, 1880∼1962), 슈프랑거(Spranger, 1882∼1963)와 같은 독일의 학문적 교육학의 대표학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놀이 주로 딜타이의 역사적 해석학적 방법론에 관심을 가진 반면 리트는 딜타이의 정신과학 이론과 역사적 세계에, 슈프랑거는 딜타이의 심리학을 계승하여 발전시켰다. 딜타이의 교육 사상을 정신과학적 교육학으로 승화시키는 데 공헌한 학자들은 주로 놀과 사승 관계에 있었던 베니거(Weniger, 1893∼1961), 플리트너(Wilhelm Flitner, 1889∼1990), 볼노(Bollnow, 1903∼1991) 등이다. 1960년대 이후 적어도 1990년대까지 베니거의 제자들로서 독일 교육학을 주도했던 블랑케르츠, 클라프키, 몰렌하우어 등도 딜타이의 정신과학적 교육학에 기반을 두고 비판 이론을 수용하였던 점을 보더라도 사상적 원류로서 딜타이가 차지하는 비중을 짐작하고 남음이 있을 것이다. 딜타이의 교육학에 관한 중요한 문헌들이 번역됨으로써 지금까지 딜타이 학파나 그 계승자들에 의한 간접적 이해를 넘어 사상적 원류에 직접 다가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Dilthey 해석학과 정신과학적 교육학의 전개과정>(손승남, <교육사상연구> 제21권 제1호, 121∼138, 2007)은 딜타이 교육학의 계승과 발전 과정을 조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연구는 독일 현대 교육학의 기저를 이루고 있는 정신과학적 교육학을 ‘해석학적 전환’이라는 최근 학문적 경향성에 비추어 재조명하고 있다. 이 논문을 통해 독자들은 정신과학적 교육학의 사상적 기반을 제공해 주는 딜타이 해석학과 소위 ‘딜타이 학파’로 일컬어지는 일군의 학자들에 의해서 전개된 정신과학적 교육학의 다양한 입장들을 이론과 실천, 상대적 자율성, 역사성과 해석학과 같은 핵심 개념을 통해 좀 더 심층적으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경험적 교육과학과 비판적 교육학의 비판을 받은 후 정신과학적 교육학은 질적 교육 연구의 확산과 함께 교육해석학, 교육학적 전기 연구, 객관적 해석학, 생활 세계 연구 등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무엇보다도 교육적 ‘경험’이 풍부하게 살아 있는 교육실제에서 출발하면서도 그 경험의 배후에 있는 삶의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는 딜타이의 정신과학적 교육학의 기본 사고를 다시금 정당화해 주는 것이다.
물론 ≪딜타이 전집≫과 ≪교육학 선집≫에 산재된 교육학 관련 글들을 한데 모으다 보니 사상 자체에서 중복된 부분이나 아직 영글지 않은 모습들이 간간이 눈에 띈다. 사상적 흐름을 시대적으로 구분하지 않아서 전후가 매끄럽지 않은 대목도 있다. 독자들은 이런 점들을 특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 아직 국내에선 딜타이에 관한 전기물 하나 우리말로 번역된 것이 없다. 다행히도 한스 쇼이얼(Scheuerl, 1919∼2004)이 엮은 글을 번역한 ≪교육학의 거장들 2≫(정영근 외, 한길사, 2004)에 딜타이의 삶과 저술 등이 소개되어 있으니 이 책과 함께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 안에 딜타이 학파에 해당하는 일군의 학자들, 가령 놀, 리트, 슈프랑거, 플리트너 등이 교육학의 거장 반열에 올라 있으므로 계통적으로 읽는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아울러 흔히 딜타이를 삶의 철학 혹은 생철학의 대표자로 거론하는데, 이 사상을 교육학적으로 가장 충실하게 계승한 학자 중의 한 사람이 볼노다. 그의 대표작 ≪실존철학과 교육학≫(윤재흥 역,학지사, 2008)이 다시 번역되었으니 딜타이 생철학이 교육학에서 어떻게 결실을 맺고 있는지를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제1부 보편타당한 교육학의 가능성에 관하여···45 1. 기존 교육학 체계의 학문적 낙후성······46 2. 교육의 규칙 체계를 가능케 하는 정신적 삶의 고유성·····················56 3. 이러한 조건하에서의 교육학적 전체 연관···68
제2부 빌헬름 딜타이의 교육학적 기본 사고 1. 빌헬름 딜타이의 정신과학적 교육학의 기본 사고 과정 1) 교육학의 진리·············93 2) 공교육 체제··············94 3) 교육의 역사성·············94 4) 개인주의적 독일 교육의 특성·······95 5) 개별 교육과 공교육의 조화·······95 6) 귀납과 실험··············96 7) 수업 실천가··············96 8) 연역·················97 9) 귀납과 연역의 총합으로서 교육학·····97 10) 교육학의 현재적 상황·········98 11) 교육 실천가의 교육학 체계·······99 2. 베를린 강의 유고로부터의 선집 1) 옮긴이 해설: 텍스트 이해를 위한 전제 조건들···················100 2) 머리말···············104 3) 서론················106 4) 심리학을 교육학에 적하는 단계····115
제3부 교육기관의 조직과 개혁에 관하여 1. 학교 개혁과 학교 교실··········123 2. 학교 개혁 1) 진정한 개혁의 의미··········135 2) 개혁의 급진성을 경계함········136 3) 프로이센의 관료제와 국가 의식·····137 4) 역사의식··············139 3. 최상의 수업에 관한 물음과 교육학·····142 1) 보편타당한 교육학에 관하여······144 2) 교육의 의미·············146 3) 교육의 실현 과정 ···········147 (1) 문제················147 (2) 이념 혹은 학문에서의 완전성 개념····148 (3) 목적론적 삶의 연관··········149 (4) 형식 이념과 그 이념의 추상적 성격···150 (5) 교육의 본질·············151
제4부 프리드리히 대제와 독일 계몽주의 시대의 교육 1. 교육자로서 국가 1) 17세기와 18세기의 교육학적 운동····155 2) 루소와 독일 계몽주의 시대의 교육학자들·159 3) 프로이센 국가의 교육 제도·······163 4) 프리드리히 대제의 문화 및 국가교육학적 저술···················167 5) 체드리츠와 그의 협력자들·······173 2. 대중적 문필가·············182 1) 빌란트···············182 2) 프리드리히 대제···········185 3) 레싱················185 4) 칸트················187 5) 계몽주의 후기의 문필가들·······190
Unter Erziehung verstehen wir die planmäßige Tätigkeit, durch welche die Erwachsenen das Seelenleben von Heranwachsenden bilden. Der Ausdruck wird in einem weiteren Verstande gebraucht, wenn die einem anderen Ziel zugewandte Tätigkeit Erziehung als Nebenerfolg erreicht. So erzieht der Vorgesetzte in dem Amtsverhältnis, oder der Geistliche in dem Gemeindeverhältnis, ja das Leben selber erzieht den Menschen.
교육이란 기성세대가 성장세대의 정신적 삶을 형성하는 계획적인 활동이다. 이 개념은 어느 다른 목적과 관련된 활동이 부수적으로 교육적 성취를 가져오는 경우를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사용된다. 공무관련 규정이나 공동체 생활에서의 정신적인 요소들도 교육적인 영향을 주며, 삶 그 자체가 인간을 교육한다.
옮긴이
손승남은 1963년 전남 화순에서 태어나 1990년 전남대학교 사범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한 후 독일로 건너가 뮌스터 대학교에서 주 전공으로 교육학을, 부전공으로 철학과 사회학을 공부했다. 교육학의 학문적 근원을 탐구하던 중 정신과학적 교육학의 커다란 흐름과 접하면서 슐라이어마허와 딜타이의 사상에 심취하게 되었다. 특히 정신과학의 정초와 관련된 딜타이의 문제의식은 교육의 실증주의화에 대한 반성과 비판의 계기를 주었다. 인간 삶의 문제를 다루는 학문, 즉 정신과학이 단순히 계량적 방법에 의하여 ‘설명’되어서는 안 되며 ‘이해’되어야 한다는 딜타이의 명제는 적지 않은 공명을 남겼다.
정신과학의 방법론으로서의 해석학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계기도 바로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이후 해석학의 흐름을 슐라이어마허, 딜타이, 하이데거, 가다머, 하버마스를 축으로 삼아 이해 지평을 꾸준히 넓혀왔다. 필자의 주 전공이 교육철학인 탓에 철학적 해석학과 교육의 관련성에 초점을 두고 이제까지 연구를 진행해 온 편이다.
독일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된 박사학위 논문 <빌헬름 딜타이-교육학적 전기 연구(WilhelmDilthey-Pädagogische Biogra phieforschung)>(1997)에서는 해석학의 방법의 하나로 전기와 자서전에 초점을 두고 딜타이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논문 <딜타이의 슐라이어마허의 삶에 관한 연구>(1997)에서는 해석학적 전기 연구의 사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주저 ≪교육 해석학≫(2004)에서는 해석학과 교육에 대한 관계를 체계적으로 서술하기 위하여 딜타이와 가다머의 해석학을 집중 조명하는 것은 물론 해석학의 발전된 형태인 전기 연구와 자서전 연구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해석학의 실제 적용이라는 관점에서 교육적 인간상으로서의 ‘신지식인’ 문제, 미래의 교육 내용으로서 ‘시대적 핵심 문제’ 등에 관한 해석학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가다머 최후의 교육 관련 강연집인 ≪Erziehung ist sich erziehen≫(2000)을 우리말로 번역하여 ≪교육은 자기 교육이다≫(2004)로 펴내기도 했다. 최근 논문 <딜타이의 해석학과 정신과학적 교육학의 전개 과정>(2007)은 독일 교육철학의 뿌리를 딜타이에서 찾아 소위 ‘딜타이 학파’를 중심으로 그 계보를 추적하고 있다. 최근 <지만지고전천줄>에서 ≪해석학의 탄생≫(2008)을 번역·출간했다.
<금방울전>은 남주인공 ‘해룡’과 여주인공 ‘금령’이 온갖 고난과 시련을 극복하고, 혼인하여 행복하게 살았다는 내용의 고소설 작품이다. 이 작품은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널리 읽혔는데, 작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이 작품의 남녀 주인공 해룡과 금령은 원래 동해용왕의 아들과 남해용왕의 딸이었다. 용자와 용녀는 혼인을 하고 신행길에 나섰다. 그런데 용녀는 요괴의 공격을 받아서 죽임을 당했고, 용자는 장원 부인의 몸속으로 몸을 피했다. 그 후 용자는 장원의 아들 해룡으로 태어났으며, 용녀는 과부 막씨의 몸에서 금방울로 태어났다.
해룡은 세 살 때 피난을 가다가 부모를 잃고 장삼의 양육을 받았다. 장삼이 죽자 그의 처 변씨는 해룡을 몹시 학대하였고, 심지어 죽이려 했다. 그래서 해룡은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맞았는데, 그때마다 금방울의 도움으로 살아났다.
금령은 과부의 몸에서 방울의 모습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신선들로부터 받은 신이한 능력을 발휘하여 막씨를 보호하였고, 그녀의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아들을 잃은 슬픔으로 병을 얻어 죽은 해룡의 어머니 장 부인을 살렸으며, 장원 부부의 사랑을 받았다. 금령은 장원에게 족자를 가져다준 뒤에 행방을 감추었다.
해룡은 금령의 도움으로 지하국에 사는 요괴에게 납치된 ‘금선공주’를 구하였고, 금선공주와 혼인하여 부마가 되었다. 그 후 해룡은 전장에 나가서, 금령의 도움을 받아 적을 물리쳐 큰 공을 세우고 개선했다.
금선공주의 사랑을 받던 금령은 해룡이 개선하여 돌아오기에 앞서, 해룡에게 전해달라며 족자를 맡겨놓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막씨와 장원 부부에게 되돌아온 금령은 허물을 벗고 예쁜 처녀로 변신했다.
해룡은 어사가 되어 지방을 순시하던 중에, 꿈속에서 만난 노인의 지시와 족자를 매개로 하여 어릴 때 헤어진 부모를 만났다. 그리고 금령이 방울에서 나와 미인으로 변신하였음을 알았다.
해룡의 보고를 받은 황제는 금령을 양녀로 삼아서 ‘금령공주’라 부르고, 해룡과 혼인하게 해주었다. 해룡은 금령공주와 혼인하였으며, 금선공주와 더불어 행복하게 살았다.
이 작품의 남녀 주인공 해룡과 금령이 지향하는 가치와 목표는 ‘남녀 결합’과 ‘부귀 획득’이다. 이는 이 작품의 작가가 추구하는 가치인 동시에 그 시대 독자들의 행복에 대한 관점을 반영한 것이다.
이 작품에서 여주인공 금령은 해룡을 적극적으로 도와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황제의 부마가 되게 해준다. 금령의 적극적인 활동과 남녀 간의 애정 성취는 당시 여성 독자들의 의식을 반영한 것이라 하겠다.
그리고 해룡이 황제의 부마가 되어 전쟁에 나가 공을 세우고, 위왕이 되어 신분 상승에 따르는 특권을 누리게 된 것은, 권력에서 소외된 피지배계층 독자들의 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주인공의 고난과 시련은 이런 독자들의 고통 받는 현실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처럼 <금방울전>은 작가와 당대 독자들의 의식을 잘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필사본이 전할 뿐 아니라, 목판본과 활자본으로 수차 간행되어 수많은 독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금방울전>은 어떻게 전해왔는가?
<금방울전>은 목판본 12종, 필사본 2종, 활자본 11종이 전한다. 대부분의 고소설 목판본은 서울에서 간행된 경판본, 안성 지방에서 간행된 안성판본, 전주 지방에서 간행된 완판본이 있다. 그런데 <금방울전> 목판본은 경판본만 전하며, 완판본이나 안성판은 전하지 않는다.
<금방울전> 경판본은 28장본, 20장본, 16장본의 세 가지가 있다. 경판 28장본은 국립도서관에 소장된 것과 영국의 대영박물관에 소장된 것이 있다. 이것들은 내용은 물론이고 장수(張數), 1면의 행수, 1행의 글자 수, 그리고 글자 위치까지 서로 일치한다. 따라서 두 이본은 동형이판본(同型異板本)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것들은 고어형(古語形), 음운표기, 복모음·조사 사용, 두음법칙 적용, 표현 등에서 서로 다른 곳이 서른다섯 군데에 이른다. 이런 부분들을 면밀히 비교해 본 결과, 대영박물관 소장본이 먼저 간행되고, 국립도서관본은 그 뒤에 간행된 것이 밝혀졌다.
뒤이어 28장본을 부분적으로 축약하고 문장을 가다듬은 경판 20장본이 간행되었고, 또다시 이를 축약한 16장본이 간행되었다. 20장본은 28장본보다 분량은 약간 줄었지만 줄거리엔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16장본은 분량도 많이 줄었으며, 부마가 된 해룡이 외적과 싸우다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자 금방울이 구해준다는 내용이 빠지는 등 줄거리에서도 변화가 있다.
필사본으로는 고려대학교 도서관 소장본과 일본 동양문고 소장본이 있다. 그중 고려대학교 도서관 소장본은 활자본인 세창서관본을 필사한 것이다.
활자본들은 모두 목판본을 모본(母本)으로 하여 간행한 것이다. 작품명이 <금방울전>인 활자본도 있지만, <능견난사(能見難思)>또는 <금령전>으로 고쳐서 간행한 것도 있다. 작품 제목을 <능견난사>라고 한 것은 금방울의 모습은 능히 볼 수 있지만, 금방울이 지닌 능력은 너무 기이하여 미리 짐작하기 어렵다는 뜻에서 이렇게 바꾼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금령전>은 <금방울전>의 ‘방울’을 한자 ‘령(鈴)’으로 고친 제목이다.
활자본 가운데 신구서림본(1916)과 조선서관본(1916), 경성서적조합본(1925)은 경판 28장본의 문장을 약간 손질하고, 작품 끝에 해룡과 두 공주의 백일승천(白日昇天) 대목을 첨가한 것으로, 9회로 장회(章回)를 구분했다. 회동서관본(1925)과 세창서관본(1952)은 이러한 세 가지 활자본과 내용은 똑같으나 장회를 구분하지 않은 점만 다르다.
세창서관본 <능견난사>는 경판 28장본의 내용을 보다 다채롭고 흥미롭게 변개하고, 제목을 바꾼 것이다. 경성서적조합본 <능견난사>는 같은 출판사의 <금방울전>과 제목만 다를 뿐 그 내용은 똑같다. 대조사본 <금방울전>(1959)은 경판 16장본을, 형설출판사본 <금령전>(1977)은 경판 20장본을 모본(母本)으로 한 것이다. 희망출판사본 <금령전>(1970)은 신구서림본, 조선서관본, 경성서적조합본, 회동서관관, 세창서관본 등의 선행 활자본 <금방울전>을 모본으로 하여 간행한 것이다.
이처럼 <금방울전>은 목판본, 필사본, 활자본으로 전하는데, 경판 28장본의 내용이 모든 이본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금방울전>의 구조
<금방울전>은 배경 공간, 또는 고난과 행운이 교차하는 순환구조를 이루고 있는데, 그 유형은 세 가지다.
첫째, 현실계와 비현실계의 순환이 나타난다. 해룡과 금령은 본래 동해용왕의 용자와 남해용왕의 용녀였는데, 인간계에서 ‘해룡’과 ‘금령’으로 환생한다. 용자와 용녀가 살던 곳은 수중계라는 비현실계다. 비현실계의 존재인 용자와 용녀가 현실계인 지상계에서 해룡과 금령으로 태어난 것이다.
지상계에서 살던 해룡과 금령은 이곳과 다른 지하계로 가서 요괴를 물리치고 금선공주를 구출해 데려왔다. 즉 해룡과 금령은 지하계에 가서 가난하고 비천하여 불행했던 상황을 극복하고 돌아온 것이다. 그 결과 해룡은 금선공주와 혼인하여 부마가 되고, 나라에 큰 공을 세웠다. 그리고 어릴 때 헤어졌던 부모를 다시 만나고, 금령과 혼인하여 부귀영화를 누렸다. 방울의 모습으로 살던 금령은 탈각(脫殼)하여 미인이 되고, 황제의 양녀가 되었다. 그리고 해룡과 혼인하여 행복하게 살았다. 해룡과 금령은 존재의 근원이라는 지하계에 가서 빈천(貧賤)과 불행을 소거(消去)하고, 부귀와 행운을 획득·충족하고 돌아왔다. 따라서 완벽에 가까운 행복을 누리게 된 것이다.
부모를 잃고 천대받던 해룡과 괴이한 모습으로 태어나 천대받던 금령이 지하계에 다녀온 뒤에 행복을 누리는 구조는, 인간의 생명과 생명 유지에 필요한 부·귀·건강 등이 비현실계에 근원을 둔 상태에서 ‘현실계 → 비현실계 → 현실계’로 순환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둘째, 고난과 행운의 순환이 나타난다. 해룡은 어려서 부모를 잃고 장삼의 양육을 받았다. 그런데 장삼이 죽은 뒤에, 그의 처 변씨의 계략에 빠져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맞는다. 부마가 된 뒤에도 전장에 나가선 적의 계략에 빠져 목숨이 위태로울 만큼 고난을 당한다. 그러나 해룡은 금령의 도움으로 고난을 극복하고 행운을 얻는다. 이처럼 해룡의 일생은 행운이 고난에 의해서 부정되고, 그 고난은 다시 행운에 의해서 극복되면서 고난과 행운이 교차하여 순환한다. 그런데 해룡은 고난을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금령의 도움으로 극복한다.
금령의 일생을 보면, 남해용왕의 딸이 과부 막씨의 몸에서 금방울로 태어나서 자기에게 닥친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룡을 도와준다. 그 후에 해룡과 힘을 합하여 요괴를 물리치고, 여인으로 변신하여 해룡과 혼인한다. 금령의 일생 역시 행운이 고난에 의해서 부정되고, 그 고난은 행운에 의해서 극복되면서 고난과 행운이 교차 순환하는 구조다. 그런데 이때의 고난은 본인의 잘못과 무관한 것이며, 행운은 자신의 능력과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해룡과 금령의 일생은 고난과 행운이 반복적으로 대립하면서, 보다 완전한 행복을 향하여 진행된다. 그러다가 모든 고난이 해결되고 행복이 절정에 이르러 완성되면서 작품은 끝을 맺는다.
셋째, 변신을 통한 순환이 나타난다. 막씨의 절개와 지극한 효성에 감동한 옥황상제는 자식을 점지하여 상을 주려 했다. 그때 용녀가 원수를 갚게 해달라고 발원(發願)하니, 옥황상제는 용녀를 막씨의 딸로 점지하여 방울로 태어나게 했다. 만일 용녀가 막씨의 몸에서 방울로 태어나지 않고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과부가 딸을 낳은 데 따르는 여러 문제에 부딪혔을 것이다. 그리고 신행하다가 헤어진 전생의 남편 해룡을 찾는 일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그래서 용녀는 금방울로 변신하여 출생했던 것이다. 용녀는 금방울로 변신함으로써 모든 문제와 고난을 해결한 뒤에, 미인으로 변신하여 해룡과 혼인하고 행복을 누렸다. 이처럼 금방울의 일생은 변신순환(變身循環)하는데, 이런 구조는 도선사상(道仙思想)에 의해 치밀하게 구성된 것이다.
사람이 금방울로 변신하고, 금방울이 사람으로 변신하는 것은 현실이라는 실제 공간과 시간 속에선 성립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상황이다. 따라서 작품 끝 부분의 행복은 비현실적 상황인 변신에 의해 성취된 것이다. 즉 비현실계의 용녀가 금방울로 태어나서 지하계에 가서 요괴를 퇴치하는 구조는, 비현실계와 현실계의 순환형이 변신순환형과 복합된 것이다.
이러한 순환은 하나의 현실을 폐기하고, 보다 새롭고 행복한 현실을 만들려는 재생적 순환의 의미를 지닌다. 재생적 순환은 인간이 제한된 현실 속에 살면서도 그 제약을 벗어나 무한한 자유를 누리고 싶어 하는 욕망을 바탕으로 한 상상에 의한 것이다. 이 작품은 바로 이런 상상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하는 과정에서, 도선사상과 불교사상, 유교사상, 무속사상, 그리고 시대성과 작가 및 독자들의 의식이 작용하여 한층 흥미롭고 복잡한 구성이 되었다.
차례
해설
동해용왕의 아들이 장원의 아들 해룡으로 태어나다
해룡이 피난 중에 부모를 잃고 장삼에게 구조되다
남해용왕의 딸이 막씨에게서 금방울로 태어나다
금령이 죽은 장 부인을 살리고, 족자를 가져다주다
금선공주가 요괴에게 납치되다
해룡이 금령의 도움으로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기다
해룡이 금령의 도움으로 요괴를 물리치고 금선공주를 구하여 혼인하다
해룡이 출전하여 금령의 도움으로 큰 공을 세우다
금령이 해룡에게 족자를 남기고, 미인으로 변신하다
해룡이 변씨를 만나 은혜를 갚고, 부모를 만나다
해룡이 금령과 혼인하여 행복하게 살다
옮긴이에 대해
옮긴이
최운식은 서울교육대학교와 서경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경대학교 교수,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한국민속학회장·국제어문학회장·청람어문교육학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저서에는 ≪심청전 연구≫, ≪한국 고소설 연구≫, ≪한국 설화 연구≫, ≪한국 서사의 전통과 설화문학≫, ≪전래동화 교육의 이론과 실제≫, ≪한국인의 삶과 문화≫, ≪함께 떠나는 이야기 여행≫, ≪다시 떠나는 이야기 여행≫, ≪한국의 민담≫, ≪옛날 옛적에≫, ≪가을 햇빛 비치는 창가에서≫등 40여 권이 있다.
후안 라몬 히메네스(Juan Ramón Jiménez)는 1881년 스페인 남부 항구도시 모게르(Moguer)에서 출생했다. 교육을 받을 나이가 되었을 때, 당시 대부분의 부르주아 집안의 자식들이 그랬듯이 히메네스도 예수회 학교에서 교육을 받게 된다. 중·고등학교를 다닌 도시는 석회로 유명한 스페인 남부 항구도시 카디스(Cádiz)였는데, 그는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를 운명적으로 타고난 것으로 보인다. 유년시절 그는 친구들과 놀기를 싫어하고 그림과 글쓰기를 중독에 가까울 만큼 좋아하던 병약하고 수줍은 소년이었다. 열네 살에 처음으로 시를 쓰기 시작하여, 그의 시가 고향의 문학잡지에 게재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그는 평생 자신이 시만 쓰게 될 줄은 몰랐던 것 같다. 그는 부모의 강요로 세비야 대학에서 법률을 공부했고, 이 시절에는 시보다 회화 작업에 더 빠져 있었다. 시인의 초기 시에 나타나는 회화적 이미지는 이런 배경이 반영된 것이다.
1900년 마드리드로 이주했고, 얼마 후 시집 ≪슬픈 아리아≫를 발표했다. 그 이전에도 잡지에 산발적으로 시를 발표했지만 시인에게는 공식적인 첫 시집이었다. 이후 다시 건강 때문에 모게르로 귀향하게 되는데, 귀향한 지 얼마 후 아버지의 죽음을 경험한다. 이즈음 신경쇠약과 호흡장애 등으로 요양소에 입원, 장기 치료를 받았지만 다시 건강을 회복하여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여행했으며 프랑스에서는 상징주의 시를 접하게 된다.
1905년부터 1912년까지 고향 모게르에서 홀로 지내던 시기는 시인에게는 가장 외로웠던 시절로, 초기 감상적 톤의 시는 대부분 이때 쓴 것이며, 또 가장 많은 시를 쓴 시기이기도 하다. ≪봄의 발라드≫, ≪소리 나는 고독≫, ≪엘레지≫, ≪미로≫, ≪일요일≫ 등의 시집을 발표했다.
1912년에 건강을 회복한 시인은 마드리드로 돌아오게 되는데, 이번에는 당시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학 기숙사이며 전위주의 예술의 산실이었던 레시덴시아 데 에스투디안테스(Residencia de Estudiantes)에 거주하게 된다. 그는 여기서 몇 년 후배들이었던 가르시아 로르카(García Lorca),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 루이스 부뉴엘(Luis Buñuel) 등과 교분을 맺으며 그들에게 큰 예술적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들은 각각 문학, 회화, 영화의 영역에서 20세기에 큰 흔적을 남기게 된다. 그러나 시인으로서는 ≪영적 소네트≫와 ≪여름≫ 같은 시집이 나온 때로, 같은 유형의 반복적인 시가 나오면서 새로운 미학을 모색하고 있던 시기였다.
1916년은 시인의 생애 중 가장 변화가 많았던 한 해였다. 생애 처음으로 미국 여행길에 올랐고, 그곳에서 세노비아 캄프루비 아이마르(Zenobia Camprubí Aymar)와 결혼하게 된다. 그녀는 아내 이상의 지적 동반자였고, 인도를 비롯한 동양세계에 관심이 높아, 인도 시인 타고르의 시를 스페인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히메네스 시에 동양적 범신론이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범신론적인 우주관을 자유시 형식에 담아내는 새로운 변화는, 미국 시인 월트 휘트먼(Walt Whitman)의 명시 <풀잎(The leaves of grass)>으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
1917년 다시 마드리드로 돌아온 시인은 스페인 내란이 일어나는 1936년까지 이곳에 거주하면서 창작활동을 한다. 초기 감상적인 시어들이 철학적이고 사념적인 색채를 띠어간다. ≪신혼 시인의 일기≫, ≪돌과 하늘≫, ≪완전한 계절≫ 같은 시인의 대표적 작품들이 쏟아졌던 시기였다. 시인의 고유한 목소리가 절정에 이르고 난해하면서도 대중적인 매력을 가진 작품들이 탄생했다.
1936년 스페인 시민전쟁이 발발했다. 이 전쟁으로 수많은 지식인들, 특히 좌파적 이념과 진보적 사고를 가진 수많은 지식인이 조국을 떠나 망명길에 올랐다. 히메네스 역시 고국을 떠나 푸에르토리코와 아바나에서 망명 생활을 하게 된다. 조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한 그는 카리브 지역을 떠나 미국의 플로리다에 거주하게 된다. 망명 생활을 접고 미국에서의 영구 거주를 결심한 시기였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생계를 이었다. 몇 년 후 동부의 워싱턴 DC로 거주지를 옮기고, 듀크 대학과 메릴랜드 대학의 칼리지 파크(College Park) 캠퍼스에서 강의에 전념했다. 그가 강의하던 칼리지 파크 캠퍼스 스페인어문학부 건물은 현재 히메네스 빌딩으로 명명되었고, 로비에는 그의 동상이 있다. 일상적 언어를 가진 시와 지극히 관념적인 시를 동시에 썼던 시기로, ≪바다 저쪽에는≫, ≪내면적 동물≫, ≪욕망받는 신과 욕망하는 신≫ 그리고 마지막 시집 ≪떠나가는 강물≫이 출판되었다.
1952년 첫 망명지였던 푸에르토리코로 돌아간 시인은 간간이 대학에서 강연이나 강의를 했지만,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한다. 1956년 스웨덴 한림원은 그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했지만, 수상의 기쁨도 채 지나기 전에 아내 세노비아가 세상을 떠난다. 아내가 유명을 달리 한 후 급격히 건강이 악화되고 마침내 1958년 5월 29일 고국으로 끝내 돌아가지 못한 채 눈을 감는다.
해설
국내 최초 소개
∙이 책은 히메네스의 초기 작품부터 사후에 발표된 시집들까지 중 집필 순서대로 옮긴이가 선별하여 엮은 것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시를 몇 가지 유형으로 정리하려는 것은 무척 무모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역시 그런 시도를 자주 해본다.
내가 보기에 세상에 존재하는 시는 다음의 세 가지 유형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첫 번째 유형의 시는 ‘세상을 반영’하려는 시다. 여기에서 세상은 시인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과 그 모든 것이 그에게 부여한 경험과 감정 그리고 인상들을 의미한다. 이때 시인은 명료한 관찰력으로 주변을 감지하고 그 결과물을 언어로 재현한다. 뿐만 아니라 그는 세상의 흐름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그때마다 자기가 읽어낸 삶의 형상과 굴곡을 새로운 언어로 옮겨놓는다. 그런데 이 새로움은 오래가지 못한다. 왜냐하면 곧 다른 시인이 나타나 그 새로움을 낡음으로 바꾸어놓기 때문이다. 예전에 그가 선배 시인들의 시를 시시한 것으로 만들었듯이.
두 번째 유형의 시는 ‘감상적 휴머니즘’으로 포장된 시다. 특히 이 시들은 뉴욕이나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성장했다. 월스트리트의 직장인들이 하루의 일과를 요가로 푸는 것과 비슷하다. 뉴에이지가 형태만 심오한, 허구적 종교성으로 위장된 하나의 상품인 것처럼, 이런 시는 순수와 자연, 청량함과 심오함을 전경에 배치하지만 사실 그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 대중매체를 타는 대부분의 시는 이런 유형에 속하는 것이다. 그것은 광고카피가 가지는 기능과 매우 흡사하다. 도시 공간은 수많은 자극들이 끊임없이 지나가는 곳이다. 자극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시 역시 자극적인 방식으로 읽게 되고, 시어도 자극적인 성향을 띠게 된다.
세 번째 유형의 시는 ‘시어로 세상을 창조’하려는 시다. 여기에서 시인은 첫 번째 유형의 시인과 상이한 지점에서 시를 바라본다. 그는 세상을 반영하고 재현하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작은 신’이 되어 자신이 주조한 언어를 가지고 새로운 의미와 이미지를 생산하려 한다. 시인은 우리가 세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이미지들의 공화국으로, 어떤 미지의 곳으로 우리를 데려가려 한다. 그래서 그의 언어는 ‘이해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런 유형의 시인은 시가 이해의 대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가 이런 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시인은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언어를 독특한 리듬 속에 담아내서 새로운 별로 우리를 보내려 하기 때문이다. 시는 삶의 근원성과 존재의 영원성을 언어를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려 한다. 우리는 이 새로운 세계를 이해하려 하지 말고 소통하고 경험하려 해야 한다. 그것이 이런 유형의 시를 제대로 읽어내는 방식이다. 시 전체가 주는 신비한 정서와 철학적 의미를 어렴풋이나마 소통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스페인어권 시인 중 첫 번째 유형에 속한 대표적인 시인으로는 아마 안토니오 마차도(Antonio Machado)와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네루다는 스무 살의 풋풋한 나이에는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같은 절절한 연애시에 몰두했다가, 세상에 대해 철이 들면서는 <지상의 거주지> 같은 초현실주의적인 시를 썼다. 조국인 칠레가 이데올로기 논쟁을 겪을 때는 ‘비순수시’를 주장하며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민중의 노래>를 발표했다. 이렇듯 네루다는 개인적 체험과 세상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개입하며 시를 썼다.
세 번째 유형에 속하는 대표적인 시인으로는 멕시코의 옥타비오 파스(Octavio Paz)와, 여기에 소개하려는 히메네스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시인은 자신이 속한 상이한 역사와 문화적 배경 때문에 다른 시어를 가지고 있지만, 시를 바라보는 시선과 개념은 동일하다.
콜럼버스가 인도를 찾기 위해 출항했던 스페인의 역사적인 항구도시 모게르(Moguer)에서 1881년 시인은 태어났다. 그는 당시 비교적 현대적 도시였던 푸에르토 데 산타마리아에서 예수회 신부들이 운영하는 학교를 다니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이후 세비야 대학에 법률을 공부하러 갈 때까지 시인은 대부분의 성장기를 남부 지중해 연안의 풍경과 함께 보내게 된다. 따라서 그의 시에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바다, 태양, 바닷새 따위의 이미지와 자연의 광활함, 순수함, 멜랑콜리 등은 유년시절에 맺어진 바다에 대한 인상과 관계가 있다 할 것이다.
열네 살에 처음 시를 쓰기 시작했던 시인은 열아홉 살이 되던 1900년 마드리드로 이주, 3년 뒤 공식적인 첫 시집 ≪슬픈 아리아(Arias tristes)≫를 내게 된다. 그의 첫 작품에서 우리는 사춘기의 감상주의와 햇과일 같은 순수함을 간직한 병약했던 한 소년과, 그로 인해 시 쓰기가 구원의 행위가 될 수밖에 없는 ‘선천적’ 시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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