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향 劉向(중국, BC 77∼BC 6)


한(漢) 왕조의 종실로서 본명은 갱생(更生), 자는 자정(子政)이며, 간대부(諫大夫)·광록대부(光祿大夫) 등을 지냈으며, 명유(名儒)로 선발되어 석거각(石渠閣)에서 오경을 강론하기도 했다. 그는 경
학·문학·천문학 등에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역대 전적을 교감·정리하는 데 힘을 기울여 중국 최초의 목록서인 ≪별록(別錄)≫을 완성했으며 그의 아들 유흠(劉歆)이 이것을 이어받아 ≪칠략(七略)≫을 완성했다. ≪별록≫과 ≪칠략≫은 모두 망실되었지만 ≪한서≫<예문지>의 바탕이 되었다. 저작에는 ≪열선전≫ 외에 ≪열녀전(列女傳)≫·≪신서(新序)≫·≪설원(說苑)≫·≪홍범오행전론(洪範五行傳論)≫·≪오경통의(五經通義)≫ 등이 있다.



해설             
 

∙원전 상·하 2권에 실린 총 70조의 선인 전기 가운데 <열선전서(序)>와 <총찬(總讚)>을 제외한 본문 70조를 모두 옮기고 원문을 함께 실었습니다.

≪열선전(列仙傳)≫은 선인(仙人)의 행적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장생불사를 중심 주제로 한, 현존하는 중국 최초의 신선 설화집이자 신선 전기집이다. 계통적으로 잘 정리된 이러한 선화집(仙話集)의 출현에는 전대로부터 이어져 온 사회·사상적 배경이 크게 작용했다.

‘신선’은 일찍이 전국시대에 나타났는데, ≪장자(莊子)≫에는 ‘신인(神人)’ 또는 ‘진인(眞人)’이라는 명칭으로 신선에 관한 구체적인 묘사가 들어 있다. 한편, 황제(黃帝)와 서왕모(西王母) 등 ≪산해경(山海經)≫의 신화적 인물들은 득도자로 서술되어 신화로부터 선화로의 자연스러운 변화를 보여주며, 팽조(彭祖)에 대한 묘사를 통하여 불로장생 고사가 당시에도 널리 퍼져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 밖에 제(齊)나라 위왕(威王)·선왕(宣王), 연(燕)나라 소왕(昭王)과 같은 제왕들은 사람을 바다로 보내 삼신산(三神山)을 찾게 하는 등 신선사상을 고무시킴으로써 방사들의 활동도 활발해졌다.

이러한 신선에 대한 탐색은 진(秦)나라에 이르러 더욱 심화되었다. 진시황(秦始皇)은 천하를 통일한 뒤 신선방술에 심취하여 ‘진인’이라 자칭하고 천하의 방사를 불러 모아 삼신산과 신선·불사약·불로초를 찾게 하고 박사들에게 <선진인시(仙眞人詩)>를 짓게 하는 등 구선(求仙)의 기풍을 크게 일으켰다. 따라서 선화의 창작도 이러한 기풍에 자극받아 날로 발전되었는데, 진나라 대부 완창(阮倉)은 수백 명에 달하는 선인의 사적을 기록한 ≪열선도(列仙圖)≫ 창작했으며 이것은 후대 ≪열선전≫의 창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漢)나라에 이르러서는 강력한 통일국가의 경제적인 번영을 기초로 황실에서 도가를 존숭하여 신선방사들이 우대받았는데, 특히 무제와 같은 황제는 신선방사 집단과 결합하여 구선 행위에 심취함으로써 사회 전체가 ‘구선’의 열풍에 휩싸이다시피 했다. 무제는 훗날 그 자신이 ≪한무동명기(漢武洞冥記)≫·≪한무고사(漢武故事)≫·≪한무내전(漢武內傳)≫ 등과 같은 소설 작품에 주인공으로 등장할 정도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화의 창작은 날로 흥성하여 수많은 문인방사들이 당시 세상에 유전되어 있던 선화를 대량으로 수집·정리하게 되었다. 그 후 서한 말에서 동한 초에는 진일보하여 의식적인 선화 창작이 이루어지기 시작하여 비교적 계통적이고 전형적인 선화 작품이 출현하게 되었다. ≪열선전≫은 바로 이러한 사회·사상적 배경 하에서 창작된 것이다.

≪열선전≫의 작자에 대해서는 종래로 제설(諸說)이 분분한데, 크게 서한(西漢)의 유향(劉向) 창작설과 후대인의 위작설로 대별할 수 있다. 이러한 제설을 종합해 보면, ≪열선전≫의 원작자는 유향이지만 금본(今本)은 후대인이 전사(傳寫)하는 과정에서 많은 오탈자가 발생했을 것이고 그들에 의해 찬입(竄入) 된 부분도 많을 것이므로 원서의 면모가 상당 부분 변질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유향(BC 77∼BC 6)은 한나라 왕조의 종실로서 본명은 갱생(更生), 자는 자정(子政)이며, 간대부(諫大夫)·광록대부(光祿大夫) 등을 지냈으며, 명유(名儒)로 선발되어 석거각(石渠閣)에서 오경을 강론하기도 했다. 그는 경학·문학·천문학 등에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역대 전적을 교감·정리하는 데 힘을 기울여 중국 최초의 목록서인 ≪록(別錄)≫을 완성했으며 그의 아들 유흠(劉歆)이 이것을 이어받아 ≪칠략(七略)≫을 완성했다. ≪별록≫과 ≪칠략≫은 모두 망실되었지만 ≪한서≫<예문지>의 바탕이 되었다. 저작에는 ≪열선전≫ 외에 ≪열녀전(列女傳)≫·≪신서(新序)≫·≪설원(說苑)≫·≪홍범오행전론(洪範五行傳論)≫·≪오경통의(五經通義)≫ 등이 있다.

금본 ≪열선전≫의 체재는 상·하 2권에 총 70명의 선인 전기가 실려 있으며, 각 전기마다 4언 8구로 된 <찬(贊)>이 붙어 있고 전편의 말미에는 <총찬(總讚)>이 있다.

그 내용상 특성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열선전≫의 선인 명칭은 대부분 본명이 아니고 그들의 출신 지역, 신체적인 특징, 특이한 행적, 직업상의 특징 등에 의해 붙여진 것이다. 70명 중에서 역사상의 실존인물은 노자(老子)·여상(呂尙)·개자추(介子推)·범려(范蠡)·동방삭(東方朔)·구익부인(鉤翼夫人)의 6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64명은 모두 전설상의 인물이다. ≪열선전≫이 사전(史傳)의 ‘열전체’를 취하고는 있지만 그 등장인물은 대부분 역사적인 실재성에서 벗어나 민간에 유전되면서 형성된 비역사적인 허구성을 지니고 있다.

둘째, ≪열선전≫에 등장하는 선인의 시대적인 범위는 신농(神農) 때부터 서한 성제(成帝) 때까지다. 권상에는 주로 선진(先秦)까지의 인물이 실려 있고 권하에는 주로 한대의 인물이 실려 있다. 일부는 시대적인 순차가 어긋나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아 신농·황제·요·하·은·서주·동주(춘추전국)·진·서한 순으로 시대적인 안배가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인은 ‘승천’하거나 ‘결국에는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는 식으로 묘사되어 있어서 사실상 어느 시대로 한정한다는 것은 그다지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셋째, ≪열선전≫에 등장하는 선인의 출신지와 거처 및 활동 지역은 중국 전역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으며, 도시·향촌·산간·강변·해변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그중에서 고래로 신선의 거처로 알려진 이른바 명산 오악(五岳)과 삼신산과 같은 전설상의 선산(仙山)이 가장 많이 등장한다. 심산유곡(深山幽谷)은 수도하면서 선약과 단약을 얻거나 최후의 귀숙처(歸宿處)로 적합한 장소이기 때문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도시나 향촌에서도 병자 치료와 빈민 구제 등 선덕(善德)을 쌓아 성선(成仙)하는 경우도 보인다. 이것을 보면 성선하는 데에는 지역적인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넷째, ≪열선전≫에 등장하는 선인의 신분은 왕공귀족으로부터 일반 서민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이에 따른 직업적인 분포는 제왕·비빈·태자·부마 등의 왕족, 대부·관리·학자 등의 문인 사대부, 금(琴)·소(簫)·우(竽)·생(笙) 등의 연주에 뛰어난 음악가, 주살·부채·진주·신발 등을 제조·판매하는 수공업 상인, 양잠·양계·양어·양돈 등에 종사하는 목축인과 어부, 약초·단약을 채취·제조·판매하고 의술을 지닌 의약인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 밖에 주모·산파·점술사·신기료장수·마경인(磨鏡人)·걸인 등도 있는데, 일부는 두 가지 이상의 직업을 겸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것을 보면 성선하는 데에는 어떠한 신분적인 제약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중에서 절대 다수의 선인은 일반 서민계층이며 이들이 종사한 생업도 서민적인 것인데, 이는 ≪열선전≫의 설화가 이미 민간에 널리 유포되어 있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다섯째, ≪열선전≫에 나타난 성선 방법은 외부적인 영향으로 이루어지는 전수(傳受)·승영물(乘靈物), 구체적인 육체 수련[養形] 방법인 복약법(服藥法)·벽곡법(辟穀法)·행기법(行氣法)·도인법(導引法)·방중술(房中術), 정신 수련[養神] 방법인 행선적덕(行善積德)·거삼시(去三尸)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에는 전통적인 도가의 성선 방법이 대부분 들어 있어서 그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그중에서 복약법이 전체 70조 중에서 39조를 차지하여 단연 주류를 이룬다.

‘전수’는 스승이나 어떤 선인으로부터 선술(仙術)을 전수 받거나 그들을 따라가 성선하는 경우와 잡은 물고기의 뱃속에 들어 있던 선서(仙書)로부터 선술을 전수받는 경우인데, 대부분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이며 다시 육체 수련이나 정신 수련의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

‘승영물’은 용·잉어·학·봉황 등 이른바 영수(靈獸)나 신어(神魚)를 타고 승선하는 경우인데, 이러한 동물들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거나 옛날 자신을 길러준 보답으로 모시러 오기도 한다.

‘복약법’은 불사약으로 알려진 식물질 또는 광물질의 선약을 복용하여 성선하는 경우로, 특정한 약이나 음식을 복용하여 양생하는 복식법에 포함될 수 있다. 이러한 불사 선약은 이미 ≪산해경≫에 그 기록이 보이며 전국시대를 거쳐 한대에 이르러 그 종류가 더욱 많아졌는데, 이때까지의 선약은 대량의 식물질과 소량의 천연 광물질이 대부분이었다. 인공적인 단약은 한대 이후에 점점 주류를 이루게 되어 진대(晉代)에서 그 중요성이 극대화되었다. ≪열선전≫에서도 총 39조에 언급된 선약 가운데 단약은 겨우 2조에 불과하여 이러한 시대적인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

‘벽곡법’은 일체의 곡기를 끊는 단식법으로 대부분 복약법과 병행되어 나타나는데, 선약을 복용하면 곡식을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벽곡법은 이미 ≪장자≫에 언급되어 있어서 그 연원이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행기법’은 체내의 탁기를 내뱉고 체외의 청기를 들이마셔 체내에서 순환시키는 일종의 호흡법으로, 외부의 물질을 빌려 성선을 꾀하는 복약법을 ‘외단법’이라 하는 것에 대하여 ‘내단법’이라고도 한다. 당대 이후로 광물질 선약의 중독 폐해가 심해짐에 따라 복약법 대신에 이러한 행기법이 모든 수련방법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하지만 ≪열선전≫에서는 그다지 중요하게 취급되어 있지 않다.

‘도인법’은 육체의 관절을 굽혔다 폈다 하면서 근육과 피의 순환을 순조롭게 하는 일종의 체조법으로, ‘내공’이라 불리는 호흡법에 대하여 ‘외공’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러한 도인법은 벽곡법과 함께 복약법이나 행기법의 보조방법으로 많이 활용된다.

‘방중술’은 남녀가 성교할 때 정력을 소모하지 않고 반대로 상대방의 정기를 흡취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인데, ≪열선전≫에는 “귀접이불시(貴接而不施)”(<노자전(老子傳)>)와 “양성교접지술(養性交接之術)”(<여환전(女丸傳)>)이라 표현되어 있다. 대부분 남성이 여성의 ‘음정(陰精)’을 흡수하여 자신의 ‘양정(陽精)’을 보양하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여환전(女丸傳)>의 경우는 그 반대여서 이색적이다.

‘거삼시’는 성선을 방해하는 중요한 장애물인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제거하는 것으로 정신 수련의 일종이다. 즉 사람의 체내에서 내장을 해치고 그 사람의 잘못을 천상의 사명신(司命神)에게 보고하여 수명을 단축시킨다고 하는 상시[上尸: 팽거(彭倨)라고도 하며 뇌에 거주함. 보물(寶物)을 좋아함], 중시[中尸: 팽질(彭質)이라고도 하며 배에 거주함. 오미(五味)를 좋아함], 하시[下尸: 팽교(彭矯)라고도 하며 발에 거주함. 색욕(色慾)을 좋아함]의 삼시(삼팽)신을 제거하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도가에서는 삼시를 혼령이나 귀신과 같은 무형의 존재로 인식하고 있으나, ≪열선전≫에서는 괴밸병[瘕]의 병원(病源)으로 유형화되어 나타나고 있어서(<주황전(朱璜傳)>) 특이하다.

‘행선적덕’ 역시 정신 수련의 일종으로 선행과 덕행의 실천을 통하여 인격적으로도 완전함을 추구하는 것인데,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거나 병자를 대가 없이 치료해 주거나 잡힌 동물을 놓아주거나 잘 보살펴주는 일 등이 포함된다.

여섯째, ≪열선전≫에 등장하는 선인의 선술 또는 도술은 선인으로서 발휘하는 초월적인 능력을 말하는데, ‘불로장생’이나 ‘노이갱장(老而更壯)’과 같은 능력은 거의 모든 선인에게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는 봉황·백학·적룡·적리(赤鯉) 따위의 영물과 풍우 등을 마음대로 불러들이거나 그것들을 탈 수 있는 ‘감소술(感召術)’, 미래의 일이나 홍수·기근·지진 등을 구체적으로 예언할 수 있는 ‘예언술’, 마음대로 하늘을 비상하거나 풍우와 연기 등을 타고 비행할 수 있는 ‘비행술’, 장이(長耳)·방목(方目)·장모(長毛)·무치(無齒)·무영(無影) 등의 ‘이형술(異形術)’, 죽었다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사이갱생술(死而更生術)’, 신묘한 약이나 의술로 병든 사람이나 동물을 치료할 수 있는 ‘치병술’, 아무것도 이용하지 않고 불이나 수은 따위의 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작물술’, 형체를 다른 모습으로 바꿀 수 있는 ‘변형술’, 한여름이나 겨울에도 더위나 추위를 느끼지 않는 ‘내한열술(耐寒熱術)’, 물속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입수술’ 등이 들어 있다. 이 중에서 자연재난을 예언하여 많은 사람을 구제하거나 역병과 괴질에 걸린 병자를 치료하여 병마에서 벗어나게 해준 선인들은 나중에 그 은혜를 입은 사람들에 의해 사당에 신으로 모셔져 경배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역자 소개         

김장환은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세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에서 <세설신어연구(世說新語硏究)>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연세대학교에서 <위진남북조지인소설연구(魏晉南北朝志人小說硏究)>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강원대학교 중문과 교수와 미국 하버드 옌칭 연구소(Harvard-Yenching Institute) 객원교수(Visiting Scholar)를 지냈다. 전공 분야는 중국 문언소설과 필기문헌이다.
그동안 쓰고 번역한 책으로는 ≪중국문학입문≫, ≪중국문언단편소설선≫, ≪중국연극사≫, ≪중국유서개설(中國類書槪說)≫, ≪봉신연의(封神演義)≫(전5권), ≪열선전(列仙傳)≫, ≪서경잡기(西京雜記)≫, ≪세설신어(世說新語)≫(전3권), ≪고사전(高士傳)≫, ≪태평광기(太平廣記)≫(전21권), ≪태평광기상절(太平廣記詳節)≫(전8권), ≪중국역대필기(中國歷代筆記)≫ 등이 있으며, 중국 문언소설과 필기문헌에 관한 다수의 연구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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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  Platon(고대그리스, BC 427~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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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은 아테네의 귀족으로 태어나, 당시의 관례대로 정치가가 되려 했으나, 20세에 소크라테스를 만나 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27세에 스승이 부당한 재판의 결과 사형을 당한 후 정치적 탄압을 피해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피타고라스학파의 영향도 받았다. 시라큐스에서 정치개혁에 관여했지만 음모에 빠져 노예로 팔려가다 친지의 도움으로 해방된 후, ‘아카데미아 학원’을 세워 정치가 아닌 청년교육을 통해 진정한 공동체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했다.

그는 약 30여 편의 ‘대화편’과 몇 권의 편지를 남겼는데, 이 책 이외에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메논≫(Menon), ≪파이돈≫(Phaidon), ≪국가≫(Politeia), ≪소피스테스≫(Sophistes), ≪티마이오스≫(Timaios), ≪법률≫(Nomoi) 등이 있다.

이 ‘대화편’들은 진리를 스스로 깨닫게 만들었던 스승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을 생생한 대화체의 형태로 재현해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화와 상징 그리고 풍부한 비유를 담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고 웅장한 문학작품으로 평가된다. 더구나 그는 이데아(idea)에 대한 탐구를 통해 가능한 한 영혼을 훌륭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 삶의 진정한 목적이자 보람된 행복이라며 영혼의 완성을 역설한 소크라테스의 새로운 도덕을 개인의 차원에서 지성이 지배하고 정의가 구현되는 국가와 자연의 차원으로 확장해, 진리에 대한 사랑 즉 철학을 통해 현실을 개혁하고 새로운 삶을 창출하는 이상적 관념론(Idealism)을 제시한 선구자이다. 이러한 평가는 화이트헤드(A.N. Whitehead)가 "서양철학은 플라톤에 대한 [각 시대의] 각주(脚註)"라고 말하듯이, 또한 서양사상의 전통이었던 대수학적 평면적 사고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그의 기하학적 입체적 사고에 대해 하이젠베르크(W. Heisenberg)나 첨단 유전공학자들이 매우 경탄하듯이, 서양의 모든 학문과 문화 전반에 걸쳐 결정적 영향을 지금도 강력하게 행사하고 있는 거대한 산맥이다.


머리말 중에서     

이 책은 플라톤의 ≪향연≫(Symposium)을 완역한 것입니다.

이 책의 변역은 E. Hamilton과 H. Cairns가 편집한 Plato: The Collected Dialogues(New Jersey; Princeton Univ. 1978)와 ≪The Dialogues of Plato≫(The Univ. of Chicago, Encyclopaedia Britannica Inc. 1971)를 공동의 텍스트로 삼았습니다.

플라톤의 ‘대화편’ 가운데 ≪국가≫와 더불어 가장 탁월한 대화체로 평가받는 이 책의 특성을 생생하게 살리기 위해 다소 생소한 구어체로 번역했습니다.

해설              
 

플라톤(Platon, B.C. 427~347)은 아테네의 귀족으로 태어나, 당시의 관례대로 정치가가 되려 했으나, 20세에 소크라테스를 만나 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27세에 스승이 부당한 재판의 결과 사형을 당한 후 정치적 탄압을 피해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피타고라스학파의 영향도 받았다. 시라큐스에서 정치개혁에 관여했지만 음모에 빠져 노예로 팔려가다 친지의 도움으로 해방된 후, ‘아카데미아 학원’을 세워 정치가 아닌 청년교육을 통해 진정한 공동체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했다.

그는 초기에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에우티프론≫(Euthyphron), ≪라케스≫(Laches), ≪프로타고라스≫(Protagoras) 등, 전환기에 ≪크라틸로스≫(Kratylos), ≪메논≫(Menon), ≪고르기아스≫(Gorgias) 등, 원숙기에 ≪파이돈≫(Phaidon), ≪향연≫(Symposium), ≪파이드로스≫(Phaidros), ≪국가≫(Politeia), ≪파르메니데스≫(Parmenides) 등, 후기에 ≪소피스테스≫(Sophistes), ≪정치가≫(Politikos), ≪필레보스≫(Philebos), ≪티마이오스≫(Timaios), ≪법률≫(Nomoi) 등 약 30여 편의 ‘대화편’과 몇 권의 편지를 남겼다.

이 ‘대화편’들은 진리를 스스로 깨닫게 만들었던 스승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을 생생한 대화체의 형태로 훌륭하게 재현해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화와 상징 그리고 풍부한 비유를 담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고 웅장한 문학작품으로 평가된다. 더구나 그는 이데아(idea)에 대한 탐구를 통해 영혼의 완성이라는 소크라테스의 새로운 도덕을 개인의 차원에서 지성이 지배하고 정의가 구현되는 국가와 자연의 차원으로 확장해, 진리에 대한 사랑 즉 철학을 통해 현실을 개혁하고 새로운 삶을 창출하는 이상적 관념론(Idealism)을 제시한 선구자이다. 이러한 평가는 화이트헤드(A.N. Whitehead)가 “서양철학은 플라톤에 대한 [각 시대의] 각주(脚註)”라고 말하듯이, 또한 서양사상의 전통이었던 대수학적인 평면적 사고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그의 기하학적인 입체적 사고에 대해 하이젠베르크(W. Heisenberg)나 첨단 유전공학자들이 매우 경탄하듯이, 서양의 모든 학문과 문화 전반에 걸쳐 결정적 영향을 지금도 강력하게 행사하고 있는 거대한 산맥이다.


이 책 ≪향연≫은 아가톤이 비극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축하해 함께(sym) 먹고 마시는(posium) 만찬장에서 참석자들이 각기 사랑의 신 에로스(Eros)를 찬미한 것을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는 대화편이다. 소크라테스 이전에 찬미한 내용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신화에 의하면 태초에 혼돈(Chaos)이 있었고, 그 다음 대지의 신 가이아(Gaia)가, 그리고 에로스가 생겼다. 따라서 에로스는 인간으로부터 떼어놓기 힘든 가장 오래된 신이다. 그래서 에로스는 인간이 위대하고 훌륭한 업적을 이룰 수 있는 길잡이이자 원동력이다.

(2) 아프로디테(Aphrodite) 여신과 마찬가지로 에로스에도 나이가 들어 성숙한 천상의 에로스와 젊기에 충동적인 지상의 에로스가 있다. 그런데 에로스 자체는 중립적이므로,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또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아름답거나 추하게 될 뿐이다.

(3) 의술, 음악, 요리, 농사, 계절의 변화, 종교의식 등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대립된 요소들이 서로 사랑해 화합하는 조화로 이끌어내는 에로스는 절제와 정의를 지켜가는 기술(技術)을 통해 가장 좋은 것을 만들어냄으로써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는 신이다.

(4) 남여양성(男女兩性)을 지닌 인간이 강성해지면서 신들을 위협하게 되자 제우스가 정략적으로 둘로 쪼갰다. 그 결과 인간은 본래의 상태로 행복하게 살기 위해 자신의 반편을 항상 그리워하는데, 이것을 실현시켜주는 신이 바로 에로스이다.

(5) 에로스는 결코 늙지 않아 젊고, 굳어진 마음속에는 들어가지 않아 부드럽고, 황량하거나 시든 곳에는 없어 유연하다. 강제되지 않아 정의롭고, 쾌락에 지배되지 않아 절제 있고, 용감한 신조차 장악한 용감한 신이다. 또한 누구나 시인으로 만들며, 모든 것에 생명을 불어넣고 인간을 아름답고 훌륭하게 이끄는 지도자이다.


이와 같은 찬미에 이어, 소크라테스는 에로스가 어떤 사람에게 없는 것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점을 확인시키면서 자신이 디오티마와 대화를 나눈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에로스는 태어난 유래에서 보듯이, 아름답지도 추하지도 풍요롭지도 궁핍하지도 않은 중간자이다. 그런데 에로스는 자신에게 없는 훌륭하고 아름다운 것뿐만 아니라, 죽지 않은 것(不死)을 갈망한다. 그래서 인간은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식을 낳고 기르며 훌륭하게 양육함으로써 자신을 영원히 유지하려 한다. 언제나 현실에 만족하지 않은 인간은 이러한 성장단계를 통해서만 비로소 아름다움(美) 자체를 철저히 깨닫고 이에 충실하게 살 수 있다.

이렇게 소크라테스가 현명한 여인 디오티마(혹은 자기 자신)와 나눈 대화를 통해 그 결론에 스스로 동의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리고 술에 만취했기 때문에 가장 본심을 드러낼 수 있었던 알키비아데스는 소크라테스와 자신이나 그 제자들이 가졌던 인간관계, 적들 앞에서 또 적들과 싸우면서 그가 실제로 취한 행동, 밤을 지세며 술을 마셔도 자신의 본분을 잃지 않았던 모습 등 소크라테스의 생생한 인간 됨됨이를 드라마틱하게 보여주고 있다.


요컨대 에로스는 모든 생명체가 자신을 보존하고 종족을 번성시키려는 욕구, 참된 것(眞), 훌륭한 것(善), 아름다운 것(美)을 통해 자신을 확대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의 모든 행위를 만들어내는 직접적 충동이며 근원적 추진력이다. 따라서 에로스는 유한한 인간이 아직 갖고 있지 못한 그 무엇을 항상 욕구하고 사랑하며 이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는 마음으로, 인간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끊임없이 열어주는 창조적 생명이다.

그러나 에로스 자체는 맹목적 충동일 뿐이며, 지성(nous)에 의해 올바른 목표가 제시되어야 한다. 이렇게 지성이 에로스에게 제시하는 목표가 곧 이데아이며 이상(Ideal)이다. 이데아는 그 자체로 자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에로스의 충동에 의해 비로소 찾아지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데아가 없는 에로스는 맹목적 광기(狂氣)에 불과하고, 에로스가 없는 이데아는 공허한 화석(化石)에 지나지 않는다. 즉 이데아는 동전의 일정한 가치를 나타내는 앞면이라면, 에로스는 그 동전이 결코 위폐가 아님을 입증해주는 뒷면과 같다. 결국 플라톤 철학의 창조적 열정을 대변하는 에로스를 전제하지 않고는 그의 철학을 올바로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실천적 의미를 전혀 파악할 수조차 없다.

오늘날 그리스도교는 사랑을,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면 불교는 자비(慈悲)를, 수시로 강조하며 역설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의 삶과 현실은 이에 비례해 더욱더 이 위대한 가르침으로부터 멀어져만 가고 있다. ‘왜 이렇게 되었고, 어떻게 해야만 하는가?’ 혹시 이러한 물음을 해결할 실마리를 가장 이론적인, 따라서 가장 근원적인 철학적 문제로부터 찾으려 한다면, 플라톤의 철학 즉 그의 ≪향연≫을 결코 외면할 수 없다. 이 책은 진(眞), 선(善), 미(美)의 인간이 인간다움을 깨닫고 실현할 수 있는 길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주며, 우리를 그 길로 이끌도록 강렬하게 몰아대기 때문이다.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1, 만찬장으로 가는 길

2. 만찬이 열림

3. 신화, 시(詩), 관습, 의술(醫術)을 통해 에로스를 찬미함

4. 에로스의 본성과 공적(功績)을 찬미함

5. 에로스를 찬미하는 방식에 대한 비판적 검토

6. 에로스에 대한 디오티마의 암시

7. 소크라테스의 인간 됨됨이


옮긴이에 대해

작품 중에서     

And since we have agreed that the lover longs for the good to be his own forever, it follows that we are bound to long for immortality as well as the good, which is to say that Love(Eros) is a longing for immortality.

Conception takes place when man and woman come together, but there's a divinity in human propagation, an immortal something in the midst of man's mortality which is incompatible with any kind of discord. Ugliness is at odds with the divine, while beauty is in perfect harmony.


그런데 우리가 동의한 대로, 만약 사랑이 자신에게 좋은 것을 영원히 가지려는 것이라면, 우리는 반드시 죽지 않는 것을 좋은 것과 함께 욕구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은 필연적으로 죽지 않음[不滅]에 대한 갈망입니다.

결국 남자와 여자의 결합도 자식을 낳는 것입니다. 이런 일은 죽을 수밖에 없는 것 속에 있는 죽지 않는 것이므로 신적인 것이지요. 이런 일은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일어날 수 없는데, 추한 것은 모든 신적인 것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지만, 아름다운 것은 조화를 잘 이룹니다.

역자 소개       
 

이종훈(李宗勳)은 성균관대학교 철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고, 성균관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한양대학교, 중앙대학교 등의 강사를 거쳐 현재 춘천교육대학교 윤리교육학과 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 ≪현대의 위기와 생활세계≫(동녘, 1994), ≪아빠가 들려주는 철학이야기≫(현암사, 1994, 2006) 1~3권, ≪현대사회와 윤리≫(철학과 현실, 1999) 등이, 옮긴 책으로 ≪시간의식≫(한길사, 1996), ≪유럽 학문의 위기와 선험적 현상학≫(한길사, 1997), ≪경험과 판단≫(민음사, 1997), ≪데카르트적 성찰≫(한길사, 2002), ≪순수 현상학과 현상학적 철학의 이념들≫(한길사, 2007) 1~3권, ≪소크라테스 이전과 이후≫(박영사, 1995), ≪언어와 현상학≫(철학과 현실, 1995) 등이 있다. 후설 현상학과 어린이철학교육에 관한 몇 편의 논문이 있다.

편집자 리뷰     

이 책은 아폴로도로스가 아리스토데모스로부터 아가톤의 집 만찬에서 사랑에 관해 나눈 말들을 전해 듣고, 그 이야기를 글라우콘에게 얘기해주는 식으로 기록된, 플라톤의 원숙기 걸작이다. 여기서 소크라테스 입을 빌려 주장하는 플라톤의 사랑에 관한 말들은 단지 사랑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라 삶 전체에 관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은 곧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말로 집약될 수 있을 터인데,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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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르주나  (Nāgārjuna, ca. 150~250, 龍樹라고 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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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gordian.blogspot.com



≪근본중송≫의 저자인 나가르주나는 인도 대승불교의 철학적 체계를 확립한 불교사상가이다. 그는 ‘제2의 석가’, ‘8종(宗)의 조사(祖師)’ 등으로 불릴 정도로 불교역사상 큰 영향을 끼치며 명성(名聲)을 날렸고, 그로 인해 후대 그의 이름을 딴 다수의 저술과 행적이 생겨났다. 곧 나가르주나는 ≪근본중송≫의 저자로서 대승불교의 체계를 확립한 대승불교의 사상가 이외에 밀교의 학자 내지는 연금술사와 같이 시대적으로도 다르며 또한 기이한 행적의 인물로도 전해진다. 나가르주나의 전기(傳記)를 전하는 대표적인 저술인 한역의 ≪용수보살전(龍樹菩薩傳)≫이나, 티베트본으로 전하는 부톤의 ≪불교사≫, 타라나타의 ≪불교사≫에서도 신비하고 기이한 행적은 다수 나타난다.

이러한 저술을 바탕으로 ≪근본중송≫을 지은 나가르주나의 전기를 살펴보면, 그는 남인도의 바라문 집안 출신으로, 베다를 비롯한 바라문의 학문을 두루 공부하고, 불교에 출가한 뒤 불교의 여러 전적을 섭렵하였다. 하지만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대승경전을 배워 그 사상적 체계를 확립하였다. 후대 남인도에 돌아와 당시 샤타바하나 왕조에 도움을 주고 또한 현실적인 정치 등에 대해서도 조언을 하기도 하였다. 오늘날 댐의 건설로 수몰된 남인도의 ‘나가르주나 콘다’는 그의 주요한 활동지로 전해지고 있다.

나가르주나는 ≪근본중송≫외에도 다수의 저술을 남기고 있지만, ≪근본중송≫의 저자로서 그가 지은 저술을 확정하는 데 학자들 간에 차이가 있다. 이것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명성으로 인해 그의 이름을 붙인 후대의 저술이 다수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재 그의 저술로 간주되는 책으로는 ≪근본중송≫과 주석서인 ≪무외론≫ 외에, ≪공칠십론(空七十論)≫, ≪회쟁론(廻諍論)≫, ≪六十頌如理論≫, ≪바이달야 수트라(Vaidalya-sūtra)≫, ≪보행왕정론(寶行王正論)≫, ≪권계왕송(勸誡王頌)≫, ≪인연심론(因緣心論)≫, ≪사찬가(四讚歌)≫, ≪보리자량론(菩提資糧論)≫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나가르주나의 진작(眞作)인지 의심이 되지만 불교역사상 중요한 저술로 간주되는 것으로 ≪대승이십송론(大乘二十頌論)≫, ≪대승파유론(大乘破有論)≫, ≪대지도론(大智度論)≫, ≪십주비바사론(十住毘婆沙論)≫, ≪십이문론(十二門論)≫ 등을 들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그의 저술 가운데 후대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것이 ≪근본중송≫이다. 

해설 중에서     
 

≪근본중송(根本中頌)≫의 원어는 Mūlamadhyamaka-kārikā로, 이 말은 ‘근본이 되는 중도(中道)의 의미를 나타내는 게송(偈頌)’이란 뜻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전체 27장 450여 게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나가르주나(Nāgārjuna, 龍樹)의 저술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동아시아에서 나가르주나의 대표 저술은 ≪중론≫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중론≫은 ≪근본중송≫에 대하여 청목(靑目)이라는 사람이 쓴 주석서이다. 이 ≪중론≫은 한역불교권에 큰 영향을 끼친 대역경가 구마라습에 의해 번역되어 오랫동안 중시되었던 것으로, 이로 인해 나가르주나의 대표적인 저술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근본중송≫이 나가르주나의 대표적인 저술이자 후대 불교 역사에 강력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이것은 ≪중론≫을 비롯한 다양한 주석서가 저술된 것에서 잘 나타난다. ≪근본중송≫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주석서가 남아있다.


(1)≪무외소(無畏疏)≫(Mūlamadhyamaka-vṛtti-Akutobhayā, 나가르주나 자신의 주석서 [약간의 의문이 있기도 함], 티베트본 북경판 No.5229)

(2)≪중론(中論)≫(4권, 梵士靑目釋, 姚秦 鳩摩羅什譯, 大正 No. 1564)

(3)≪순중론의입대반야바라밀경초품법문(順中論義入大般若波羅蜜經初品法門)≫(2권, 無著菩薩釋, 元魏 瞿曇般若流支譯, 大正 No.1565)

(4)≪불호주(佛護註)≫(Buddhapālita-mūlamadhyamaka-vṛtti, 불호의 주석서, 티베트본 북경판 No.5242 )

(5)≪반야등론석(般若燈論釋)≫(Prajñāpradīpa-mūlamadhyamaka-vṛtti, 淸弁[Bhāvaviveka]의 주석서, 티베트본 북경판 No.5253 ; <한역> 釋論 分別明菩薩, 唐波羅頗蜜多羅譯, 大正 No. 1566)

(6)≪대승중관석론(大乘中觀釋論)≫(9권, 安慧菩薩造, 宋 惟淨等譯, 大正 No.1567)

(7)≪명구론(明句論)≫(Mūlamadhyamaka-vṛtti-Prasannapadā, 月稱[Candrakīrti]의 주석서, 산스크리트본 , 티베트본 북경판 No.5260)


이상의 것들이 ≪근본중송≫의 주석서로서 남아있는 대표적인 것으로, 이것을 통해 나가르주나의 ≪근본중송≫이 중시되었던 것은 물론 그 내용이 매우 깊었음을 알 수 있다. 즉 그와 같이 다수의 주석서가 등장한 것은 내용이 이해하기 쉽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그 내용의 해석에 차이가 있었던 것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이 ≪근본중송≫이 지니는 사상적 깊이는 ≪근본중송≫의 유일한 산스크리트본인 찬드라키르티의 ≪명구론≫이 20세기 초 출간된 이래,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많은 학자들에 의해 그 내용의 규명이 시도되고 있는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오늘날 이르기까지 여전히 수많은 지식인의 관심을 끌고 있는 나가르주나의 ≪근본중송≫은 실로 인류의 정신사상사에 중요한 족적을 남기고 있는 귀중한 저술이다.

(생략)

차례           

해설

본문

<귀경게>

제1장 연(緣)에 대한 고찰[觀因緣品]

제2장 가는 것과 오는 것의 고찰[觀去來品]

제3장 눈 등의 인식기관에 대한 고찰[觀六情品]

제4장 집합체(蘊)의 고찰[觀五陰品]

제5장 요소의 고찰[觀六種品]

제6장 탐욕과 탐욕자의 고찰[觀染染者品]

제7장 만들어진 것에 대한 고찰[觀三相品]

제8장 행위와 행위자의 고찰[觀作作者品]

제9장 선행(先行)하는 것의 고찰[觀本住品]

제10장 불과 땔감의 고찰[觀燃可燃品]

제11장 윤회의 전후 끝에 대한 고찰[觀本際品]

제12장 고의 고찰[觀苦品]

제13장 행에 대한 고찰[觀行品]

제14장 결합에 대한 고찰[觀合品]

제15장 자성에 대한 고찰[觀有無品]

제16장 속박과 해탈에 대한 고찰[觀縛解品]

제17장 업과 과보에 대한 고찰[觀業品]

제18장 아트만에 대한 고찰[觀法品]

제19장 시간에 대한 고찰[觀時品]

제20장 화합에 대한 고찰[觀因果品]

제21장 생성과 괴멸의 고찰[觀成壞品]

제22장 여래에 대한 고찰[觀如來品]

제23장 전도에 대한 고찰[觀顚倒品]

제24장 거룩한 진리에 대한 고찰[觀四諦品]

제25장 열반에 대한 고찰[觀涅槃品]

제26장 12연기에 대한 고찰[觀十二因緣品]

제27장 잘못된 견해에 대한 고찰[觀邪見品]


본문 중에서     

apratītya samutpanno dharmaḥ kaścinna vidyate /
yasmāttamādaśūnyo hi dharmaḥ kaścinna vidyate //(제24장-제19게) 

어떠한 법이라도 연기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실로 어떠한 법이라도 공이 아닌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역자 소개       
 

이태승은 1961년생으로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났다. 1980년 동국대학교 인도철학과에 입학하고, 1986년 동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이후 일본 고마자와(駒澤) 대학에 유학하여 1994년 3월 불교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전공분야는 인도 후기 대승불교 중관철학이다. 현재 위덕대학교 불교문화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을유불교산책≫, ≪인도철학산책≫, ≪실담자기와 망월사본 진언집 연구(공저)≫가 있고, 편역서로는 ≪불교혼성범어입문≫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즈냐나가르바의 이제설>, <중관장엄론의 형상설에 대하여>, <무아에 관한 중관파의 해석>, <구법승이 본 인도불교의 소승부파와 대승> 등이 있다. 홈페이지 http://www.dharma-rain.pe.kr


일러두기       
 

1. ≪근본중송≫의 번역은 산스크리트 원문을 번역한 것이다.

2. 게송은 기본적으로 ≪명구론≫에 나타나는 순서를 따랐다.

편집자 리뷰     

일반적으로 ≪중론≫으로 알려져 있는 나가르주나의 대표적인 저작. 구마라습의 한역 ≪중론≫이 아닌, 나가르주나의 산스크리트어 원전 ≪근본중송≫을 직역하고 있다. ≪근본중송≫은 불교철학의 핵심을 담고 있어 동서양의 많은 지식인들로부터 연구되고 탐독되고 있다. ‘만약 불이 땔감과 다른 것으로, 그 불이 땔감에 도달하는 것이라면, 마치 여자가 남자에게, 남자가 여자에게 다가가는 것과 같다.’ 이러한 불과 같이 불교사상의 깊이를 음미하기 위해 ≪근본중송≫에 접근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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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소크라테스    Isocrates(고대그리스, BC436~BC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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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들과 거리를 두며 연설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수사학 교사다. 그는 일반 인문교양의 전반적인 교육을 통해 정치적으로 올바로 활동할 수 있는 연설가를 교육할 수 있다고 가르침. 실제와 재능, 연습의 중요성을 이론적인 원칙의 중요성보다 더 큰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적 입장과는 대척점을 이룬다.


내용 소개

고대 그리스 고전기에 대표적인 수사학자며 수사학교사였던 이소크라테스가 자신의 수사학 교육의 전모를 밝히는 내용. 플라톤의 철학 교육과 소피스트들을 중심으로 하는 수사학 교육의 대결 속에서 수사학을 철학의 차원에서 정립하려고 한다. 고대 그리스 고전기의 철학과 소피스트 운동, 정치적 특성과 민주주의를 배경으로 활동한 연설가들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텍스트이다.


역자    김헌   서울대 서양고전학과

2월 15일 출간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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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삭  東方朔
(중국,  BC 154 ~ BC 93) 

자는 만천(曼倩)이고 평원(平原) 염차[厭次, 지금 산서성(山東省) 양신현(陽信縣) 동남쪽에 해당되는 지역] 사람이다. 서한(西漢) 무제(武帝) 시기 태중대부(太中大夫)까지 지냈던 인물이다. 걸출한 외모, 익살스러운 언변과 거침없는 행동 때문에 동방삭은 생존할 당시부터 이미 무성한 소문을 만들어냈다. 사람들은 특히 동방삭의 해학과 말재주를 좋아하였다고 전해지는데, 동방삭에 관련된 설화는 한국에서도 널리 유행하였다. 《한서(漢書)》 권65 〈동방삭전(東方朔傳)〉에는 그의 저술로 〈답객난(答客難)〉, 〈비유선생(非有先生)〉, 〈봉태산(封泰山)〉, 〈책화씨벽(責和氏璧)〉, 〈황태자생매(皇太子生禖)〉, 〈병풍(屛風)〉, 〈전상백주(殿上柏柱)〉, 〈평락관부렵(平樂觀賦獵)〉, 〈팔언칠언(八言七言)〉, 〈종공손홍차거(從公孫弘借車)〉 등이 언급되어 있다. 이 외 《신이경》과 《십주기(十洲記)》 등 지괴(志怪)소설의 저자가 동방삭이라고 전해지고 있으나 모두 가탁된 것으로 추정된다.

먼 변방의 진기한 사물, 인간과 귀신 간의 자유로운 왕래, 신선들의 화려한 낙원, 서왕모(西王母)와 동왕공(東王公)과의 아름다운 만남―이것이 바로 《신이경》의 상상력 세계가 만들어내는 황홀경들이다. 《신이경》은 인간이 직접 갈 수 없는 먼 변방의 이야기들을 들려주면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하고, 때로는 상상력과 환상의 힘을 빌려 인간 사회를 넌지시 풍자하기도 한다. 《신이경》의 상상력이 가지는 힘은 아마도 여기에 있으리라. 유학자들은 《신이경》을 두고 ‘정도(正道)에 위배되는 허망한 이야기’라고 비난해 왔지만, 사람들은 《신이경》을 통해 유가경전에서 표현할 수 없었던 환상과 상상력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었다. 공식 담론에서 무시해 왔던 소외된 지식들, 인간의 정서나 감성, 다양한 생활상 등 ‘황당무계한 이야기’의 이면에 담긴 상징과 의미들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로 하여금 무한한 정신적 해방감을 만끽하게 해줄 것이다.

 

내용 소개       


《신이경》을 읽노라면 자연스럽게 중국 신화 《산해경(山海經)》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지리서적 외형(外形)을 빌어 와 각 변방의 사물에 대해 기록한 서술 방식부터 《산해경》과 매우 유사하여 《수서, 경적지》나 《구당서, 경적지》, 《숭문총목》 등에서 《산해경》과 나란히 지리류(地理類)로 분류되기도 하였다. 《신이경》을 “《산해경》의 모방작”으로 보는 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신이경》은 단순한 모방에 그치지 않고 있다. 《신이경》은 《산해경》의 여러 모티브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임에 틀림없지만 수용된 모티브들은 도교 설화(道敎說話)의 색채를 띤 새로운 의경(意境)으로 창출되었다. 《신이경》은 변방에 있는 기괴한 신이나 짐승, 신기한 사물들에 대한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 보이면서도 동시에 《신이경》만의 독특한 개성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특히 괴걸(怪傑) 동방삭의 명성에 힘입어 위상을 지켜왔던 《신이경》에서 간간이 보이는 풍자 정신은 한대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십주기(十洲記)》나 《한무내전(漢武內傳)》, 《동명기(洞冥記)》 등에서는 느낄